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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강호 "블랙리스트 두려움 넘게 한 연기 열망…쉽진 않았다"

입력 2017-05-25 22:47 수정 2017-05-26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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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주 오랜만에 대중문화초대석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작년에 10월을 마지막으로 그동안에 전해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그동안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고요. 그래서 7개월 만에 이렇게 진행을 하게 됐는데, 앞으로는 매주는 좀 어려울 것 같고 비정기적으로라도 대중 문화계에 있는 분들을 좀 모시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문을 열면서 어떤 분을 모셔야 할까 고민을 했는데. 굉장히 반가워하실 분이 오늘(25일) 이 자리에 나와계십니다. 굳이 긴 설명을 안 해 드려도 될 것 같죠. 이름 석 자로 충분한 배우 송강호 씨가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송강호/영화배우 : 안녕하십니까?]

[앵커]

반갑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반갑습니다.]

[앵커]

사실은 대중문화초대석이 생긴 이후에 여러 차례 모시고 싶었는데 못 모시다가 이번에 이렇게 모시게 됐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앵커]

대중문화초대석을 7개월 만에 다시 한다고 하면서요. 제가 송강호 씨로 정해진 다음에 우리 JTBC 직원들한테 물어봤더니 누구를 모시는지 알겠느냐, 했더니 잘 모른다고 해서 스무고개를 했습니다. 스무고개를 했더니 15번째 만에 맞추더군요. 그동안 그러니까 뭐랄까, 워낙 잘 안 나와주셔서 아마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도 송강호 씨가 나올까, 좀 의구심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그전에도 좀 이런 자리에 나와서 인사도 드리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뭐 그때 당시에는 또 그만한 사정이 있어 가지고 불가피하게 못 나왔는데 뒤늦게나마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너무 좋고요. 감사드립니다.]

[앵커]

하여간 단독 인터뷰 때문에 이렇게 방송사로 찾아와 주신 것은 처음이라면서요. (처음이죠) 왜 그렇게 안 하셨습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제가 뭐 이런 자리나 아니면 예능프로그램이나 이런 자리에서 시청자분들께 좀 즐거움도 드리고 좀 재미있게 해야 되는데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그래서 주저주저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좀 못 나오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런데 사실은 제가 송강호 씨하고는 처음 만나는 건 아닙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그렇죠. 27년 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앵커]

27년 전에 어떻게 만났는지 혹시 기억하십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그때 앵커님께서 방송국 파업 현장에 계셨고 제가 출연한 연극을 앵커님이 초청을 해 주셔서 공연을 했죠.]

[앵커]

회사에 와서. 부산에 계셨었죠, 그때, 부산 극단에서.

[송강호/영화배우 : 네. 그때 노조 선전부장으로 계실 때. (제가 교육부장이었습니다) 교육부장이었습니까? 죄송합니다. (별 얘기를 다하게 됩니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것은 공연이 끝나고 저녁 시간이 돼서 앵커님이 고생하셨다고 저녁 식사를, 맛있는 저녁 식사를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앵커]

섞어찌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그때 같이 부산 극단에서 고생하셨던 분들은 잘들 계십니까? (네)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데. 특히 좀…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그분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제가 더는 말씀 안 드리겠는데, 아무튼 기억에 남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니까 세월이 빠릅니다. 27년 만에 이렇게. 어떻게 한 번도 그동안 못 뵙고 이렇게 오랜만에 뵙게 되네요. 연기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는데요. 옛날 얘기보다도. 송강호 씨 연기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유머'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좀 심각한 그런 배역이라도 늘 유머코드는 빠지지 않는다라는 얘기인데. 그게 개인의 어떤 송강호 씨 나름대로의 어떤 철학일까요?

[송강호/영화배우 : 그런 것 같지는 않고요. 그 배우가 여러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까 유머를 포함한 다양한 감정들을 영화나 어떤 극에서 표현을 하는데. 우리의 일상성이라는 것이 꼭 그 다양한 감정들이 모아져서 인물이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이렇게 풍성하게 표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꼭 유머를 위해서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아주 자연 발생적으로 나오는 것이 유머가 아닌가. 그리고 또 인간의 감정 중에 그 유머라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감정이라고 생각하고요. 그 유머가 또 그 반대에 있는 어떤 감정들도 더 부각시켜 주고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앵커]

지난번에 배우 박중훈 씨하고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비슷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혹시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박중훈 씨 얘기로는 대중 앞에 서는 사람들의 특징은,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꼭 숨겨져 있든 드러나 있든 좀 귀여움의 코드가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군요. 이해가 갔습니다, 저로서는. 비슷한 걸까요?

[송강호/영화배우 : 좀 다른 것 같지만 그래도 같은 내용인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예를 들면 송강호만의 연기 철학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얘기할 때 많은 작품이 물론 있고 그 모든 작품들이 다 뛰어난 작품들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최근의 영화 중에는 사도 같은 경우에도 많이 예를 듭니다. 그러니까 왕의 캐릭터를 어떻게 그렇게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그건 송강호 씨의 의견이었습니까? 아니면 감독의 의견이었습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저만의 의견이라기보다는 이제 같이 만들어가는 거죠. 감독님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이렇게 의견을 내고 연구하고 또 표현하는 건데. 그 사도는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영조 대왕의 어떤 감정의 딜레마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왕의 어떤 감정과 또 아비로서의 감정이 충돌하는 지점이 어떻게 심도깊게 표현이 될까. 그리고 어떤 말투나 언어도 우리가 기존에 봐왔던 사극의 어떤 고정된 그런 말투보다는 좀 일상적이고, 또 직접 또 사료에도 그렇게 나와 있어요. 왕들의 모습이 좀 우리가 너무 경직되게 받아들이지 않았나. 그래서 좀 자유롭게 표현을 하되 그 감정의 딜레마를 조금 더 아주 재미나게 또 심도 깊게 표현을 하자, 그런 어떤 접근법을 가지고 접근을 했었죠.]

[앵커]

대개 '넘버3' 때부터 물론 느낀 것이지만 제가 그래서 송강호 씨가 쭉 출연했던 영화 이렇게 목록을 보니까 27~28개 정도가 되더군요. 제가 본 영화를 한 번 세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20개 가까이 됐습니다. 그 정도면 많이 본 거죠.

[송강호/영화배우 : 정말 많이 보셨네요. 감사합니다.]

[앵커]

저는 그런데 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20개 작품들을 이렇게 관통하는 그 무엇인가가, 연기를 관통하는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본인은 물론 그렇지 않겠지만 쉽게 연기한다는 느낌, 이건 부정적인 뜻이 아닙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앵커]

그래서 후배 연기자들한테도 툭 던지듯이 연기해라, 라는 얘기를 한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까? 그것 때문입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그게 이제 얼핏 보면 되게 무성의한 얘기처럼 들리는데.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라 굉장히 그러니까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 너무 고민을 하다 보면 정말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놓치고 본인의 어떤 생각 속에 이렇게 갇혀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후배들한테 오히려 단순해지고 간결해져라. 그래서 많은 생각보다는 어떤 그 인물의 아주 단순하게 그 인물에 집중해라 이런 뜻으로 말씀드렸던 것 같습니다.]

[앵커]

이 시간에 제 얘기를 하는 시간은 아니지만 제가 그거를 보면서 느낀 점이 한 가지가 있는데, 이거 어떻게 보면 공통점일 수도 있겠다는 게 저도 방송 생활 오래 하다 보니까 후배들이 가끔 물어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급박한 어떤 상황 속에 들어가야 될 때는 어떤 생각으로 들어가느냐, 제가 뭐라고 대답하냐면 나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그러고 들어간다라고 얘기하거든요. 비슷할 수도 있죠?

[송강호/영화배우 : 저는 에라 모르겠다는 아닙니다. 에라 모르겠다는 아닌데. 약간 그런 게 좀, 너무 심각하게…]

[앵커]

사람 참 무안하게 만드시네요, 아무튼.

[송강호/영화배우 :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대신 진지하되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아라, 이런 뜻으로 얘기 드린 겁니다.]

[앵커]

제가 후배들한테 설마하니 가볍게 생각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들어가라고 하지는 않았겠죠.

[송강호/영화배우 : 죄송합니다.]

[앵커]

뭔가 이렇게 좀 버리고, 부담감을 버리고. 알겠습니다. 조금 무거운 얘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여러 가지로 복잡한 시국이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얘기가 나온 것이, 특히 탄핵정국 속에서 블랙리스트 문제였습니다. 물론 거기에 블랙리스트에 포함이 되어 계십니다. 변호사라는 영화 때문에 그랬으리라고 생각은 합니다마는.

[송강호/영화배우 : 변호인]

[앵커]

변호인. 오늘 여러 가지로 교정을 해 주십니다. 뭐 별다른 느낌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좀 당황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뭐 주변에서도 혹시 불이익을 받지 않았나 걱정해 주시는 분도 많이 계신데. 물론 변호인을 제작한 제작자나 투자하신 투자사 분들이 조금 곤란을 겪고 어느 정도 불이익을 받은 것은 사실인 것 같고요. 저는 그런 소문들이 있었습니다만, 뭐 이렇게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원래 은밀하게 작동이 되는 거니까 겉으로 드러난 어떤 증거나 확실한 어떤 증인이 있는 게 아니니까 공식적으로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만 문제는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게 그런 소문만으로도 어느 정도 블랙리스트의 어떤 효력이 발생된다라는 점이죠. 예를 들면 제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각본을 읽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아, 이 작품은 또 정부에서 싫어할 내용 같다'…]

[앵커]

흔히 얘기하는 자기 검열이 시작된다는 거죠.

[송강호/영화배우 : 그렇죠.]

[앵커]

그런 게 무섭다?

[송강호/영화배우 : 자기 검열을 하다 보면 심리적인 위축감이 들 수밖에 없는 거고요. 저뿐만이 아니라 그 리스트에 오르신 수많은 예술가분들의 어떤 가장 순수하게 예술적인 판단만을 해야만 될 때 이런 우려가 끼어든다는 것이 가장 불행한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고 참고로 조금 한 두어 달 후에 제가 출연한 '택시운전사'라는 영화가 개봉을 하는데. (5.18과 관련된) 네, 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죠. 그래서 그 얘기를 듣고 아예 책도 읽기도 전에 손사래를 쳤던 그런 기억이 나는데, 결국은 보게 되죠, 보게 되고. 그 감동과 어떤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뜨거움이 많은 분들에게 이 뜨거움을 좀 전해 드리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열망들이 아마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는 케이스인데 그 과정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맡을 때도 그랬습니까? 그때는 사실 블랙리스트 얘기가 안 나올 때인데.

[송강호/영화배우 : 비슷했습니다.]

[앵커]

그랬습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이건 조금 다른 건데 그때 변호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님에게 과연 이 분의 삶을 제가 자신 있게 또 많은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면 이제 이 택시운전사는 좀 다른 두려움이 있었죠.]

[앵커]

그때는 택시운전사는 사실 뭐 블랙리스트니 뭐니 본격적으로 얘기가 다 됐던 때고. 자기도 모르게 위축되게 되고 자기검열을 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됐으니 그게 무섭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변호인'을 하실 때 아내 되시는 분께서 한마디를 한 것 때문에 결심을 하게 됐다. "당신이 20~30대 젊고 핫한 배우도 아닌데 뭐가 겁날 게 있느냐"라는 얘기 때문에 결심을 하셨다고 제가 들었는데. 여기서 20~30대 배우도 아닌데 겁날 게 있느냐라고 하는 것은 아까 말씀하신, 예를 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떤 삶을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었는가 아니면 어떤 정치적 두려움이었는가 하는 문제가 나오거든요.

[송강호/영화배우 : 아내의 입장에서는 좀 지엽적으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조금 다른 복합적인 여러 가지를 생각 중이었던 것 같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아내의 그 말 한마디가 큰 용기를 준 건 사실입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아무튼 '택시운전사'까지 오셨습니다. 5·18과 관련된 작품은 사실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만 해도 '화려한 휴가', 최근에 '26년', '박하사탕', '꽃잎'. '택시운전자'는 무엇이 다를까요?

[송강호/영화배우 : 택시운전사라는 영화의 극 중의 제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다." 그러니까 이 말을 택시운전사니까 어떤 직업윤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 인간의 도리를 얘기하지 않나, 그렇게 저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시운전사'는 과연 도대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시선으로 80년 광주를 보지 않나. 그런 점에서 다른 작품들하고 좀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요즘에 보면, 특히 2013년에 관상 이후에, 관상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변호인, 사도, 밀정, 택시운전사 가깝든 멀든 다 사극입니다. 특별히 그런 이유가 있습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좀 계속 시대극이 나오니까요. 아무래도 매력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겠죠. 그리고 시대극이 주는 어떤 풍부한 상상력과 또 어떤 에너지 이런 것들은 현대물에서 또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최근에는 많이 끌렸지만, 특별히 선호를 해서 시대물만을 결정하고 그러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무슨 말씀을 하셨냐 하면, 제가 왜 그 질문을 드렸냐 하면. 올해 영화상에서 밀정으로 남우주연상 받으셨을 때 뭐라고 얘기하셨냐 하면 "흔히 영화 한 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느냐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꼭 그렇다고 해서 사극이라는 것을 떠올릴 필요는 없겠지만 대개 사극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분이 일부러 그러면 사극을 택하셨나, 이런 생각 때문에. 그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제가 과하게 생각한 겁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과하게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아닙니다. 수상소감에 그런 거창하게 제가 말씀드린 건 다른 뜻이라기보다는 얼마 전에 저희들이 광화문에서 작은 어떤 촛불들이 모여서 큰마음을 이루는 것을 보기도 하고 또 참여도 하고이랬지만. 그러니까 영화 한 편은 어떻게 보면 보잘것없는 것 같아도 그런 영화들이 모이고 모이고 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하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얘기하는 세상에 대한 희망, 원했던, 원하는, 꿈꾸던 삶의 어떤 희망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뜻에서 제가 말씀드린 거고요.]

[앵커]

그렇습니까? 구체적으로 그것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그러니까 그 말을 그대로 받아서 얘기하자면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뭐 한꺼번에 못 바꾼다고 하더라도 그렇죠? 어떤 모습이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송강호/영화배우 : 그러니까 촛불 하나하나가 어떻게 보면 되게 작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그것이 모였을 때에는 어마어마한 힘이 되고 상징되고 발원이 되는 것처럼 영화도 어떤 작품에서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비록 숫자가 적더라도 그분들 또 그 효과가 불과 몇 시간밖에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저는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것이 축적되면 또한 큰 힘이 될 수 있다. '택시운전사'도 바로 그런 영화일 수 있다고, 저는 아직 보지는 못했습니다. 개봉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요.

[송강호/영화배우 : 한두어 달 후에 개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가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송강호/영화배우 : 네, 감사합니다.]

[앵커]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또 질문했다가 제가 수정당할까 봐.

[송강호/영화배우 : 죄송합니다.]

[앵커]

아닙니다. 반가웠습니다. 송강호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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