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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괴물 같지만…" 현장기록 이어가는 유가족들

입력 2017-11-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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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이 떠났지만 모두가 목포신항을 비운 것은 아닙니다. 동거차도에서 목포신항까지 천막과 컨테이너에서 생활한 유가족들은 마지막까지 남아 수색과 조사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건우군의 어머니 김미나씨가 분주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임시 숙소에서 머물고 있는 김씨는 하루 두 번 세월호가 거치된 통제구역으로 향합니다. 수색과 조사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김미나/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제가 저의 아이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어요. (아이가) 조금 늦게 나와서 아빠가 못 보게 했는데, 저 배를 보면서 아이의 마지막을 같이 하고 있다…]

고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 씨는 수색 작업을 촬영한 파일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한창입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 작업 영상을 파일별로 나누고 있어요. 꼼꼼히 그날그날 있었던 것들을…]

유가족들은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들어온 지난 3월부터 컨테이너에 상주하며 현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동거차도 산 중턱에서 사고해역을 내려다보던 생활까지 더하면 몇 년 째 세월호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 왜 구하지 않았나, 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세월호를 계속 쫓아다니는 겁니다. 다른 이유가 없어요.]

아이가 마지막 순간을 보낸 세월호를 코앞에서 바라보는 일은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김미나/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정말 괴물 같았어요. 인간의 욕심 덩어리잖아요 저게. 정말 악마 같았고, 용서할 수 없는 배였어요.]

하지만 훗날 떳떳하게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김미나/고 김건우 군 어머니 : 엄마니까. 이건 뭐, 바뀔 수가 없는 거잖아요. 엄마니까. 내가 안 하면 누가 할건데요.]

차디찬 바닷바람에 더욱 뻣뻣해진 세월호는 오늘도 아무 말없이 무겁게 누워있습니다.

유가족들은 말 못하는 세월호의 옆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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