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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 or 무리" 공약을 내거는 연예인들

입력 2016-09-22 10:01 수정 2016-09-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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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걸까 무리수일까.

최근 방송·영화·가요 현장에 빠지지 않는 이벤트 중 하나는 공약 걸기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시청률·영화 주인공들은 일정 관객·가수들은 음원차트 1위에 대한 공약을 내건다.

처음에는 팬서비스 차원에서 시작된 공약이 점점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올초 tvN '치즈인더트랩' 시청률 공약을 건 서강준은 당일 현장에 많은 팬이 몰리자 안전상 취소하고 재조정했다. 이처럼 잘못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만큼 공약의 스케일은 커졌다. 또한 지난 19일 2년만에 컴백한 클래지콰이(알렉스·호란·클래지)는 "메이저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하면 삭발을 하겠다"고 말했다. 환호를 받을 줄 알았던 공약은 무리수라는 뭇매를 맞았고 결국은 공약을 지킬 일도 생기지 않았다.

이처럼 어느 순간 이슈만 바라게 된 연예인들의 공약, 공수표는 아닐지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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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만한 게 춤추기

최근 배우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공약 중 하나는 트와이스의 '치어 업'이다. 박신혜는 '닥터스' 방송 중 시청률이 15% 넘으면 '치어 업' 안무 중 '샤샤샤'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닥터스'는 방송 4회만에 15%를 돌파했고 공약을 실행했다. 권율은 영화 '사냥' 300만 돌파 공약으로 조진웅과의 '샤샤샤'를 내걸었지만 최종 관객수는 64만 5000명. '샤샤샤'를 추기에는 턱 없이 모자랐다. 영화 '국가대표2'에 출연한 여배우들도 춤 약속을 했다. 오연서는 300만 관객 돌파 시 섹시댄스를 추고 500만 돌파 시에는 수애가 제대로 된 섹시춤을 추겠다고 했다. 최종 관객수는 71만여명.

사실 춤 공약의 시작은 이효리다. SNS를 활발히 하던 2014년 이효리는 모 자동차 회사의 직원들이 부당하게 해고된다는 소식을 듣곤 '차가 많이 팔려 해고된 분들이 복직되면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했다. 자동차는 많이 팔렸지만 이효리는 SNS를 중단했고 공약은 지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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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기지도 않은 무리수

김민종은 올초 SBS 주말특별극 '미세스 캅2' 제작발표회서 "시청률 20%가 넘으면 사회적으로 물의가 없는 선에서 뭐든지 하겠다. 손담비와 결혼하겠다"고 외쳤다. 본인과 배우들은 웃어 넘겼지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시청률은 20% 근처에도 못 갔고 공약은 공수표가 됐다.

삭발공약은 사실 걸그룹 CLC가 먼저다. 이들은 지난 5월 미니 4집 발매 쇼케이스에서 음원차트 1위를 하면 "삭발을 하겠다"고 밝혔다. 음원은 10위권에도 들지 못 했고 공약 이행은 꿈도 못 꿨다. 혼성그룹 클래지콰이는 민망한 상황만 만들었다. 2년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이들은 쇼케이스 도중 "메이저 음원사이트에서 1위를 하면 저도 삭발을 하겠다"고 나섰다. 홍일점인 호란도 "1위 하면 나도 하겠다. 요즘 가발 잘 나온다"고 여유를 부렸다. 음원 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클래지콰이이기에 내심 1위를 바라는 사람도 많았지만 순위권에 보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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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사고 걱정

서강준은 지난 2월 '치즈인더트랩' 시청률 공약으로 커피 이벤트를 준비했다. 드라마 시작 당시에는 지금만큼 인기가 많지 않았기에 공약에 대해 큰 감흥이 없었으나 드라마와 서강준의 인기 상승이 맞물렸고 급기야 팬들이 몰려 공약 이벤트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팬들은 카페 앞 좁은 골목을 가득 메웠고 서강준은 근처 차에서 대기하면서 진입을 시도했지만 안전 사고 등을 우려해 행사를 취소했다. 서강준도 팬들도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 중인 박보검은 시청률 20% 넘길 시 광화문에서 팬사인회를 열겠다고 했다. 시청률은 20%를 훌쩍 넘었고 공약을 지킬 일만 남았다. 제작사와 소속사 측은 이 점을 걱정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라고 해도 지금의 박보검 인기라면 공지 1시간이면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기 때문.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 등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 누구 좋은 공약인가

공약은 사전의미로 어떤 일에 대하여 국민에게 실행할 것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말 그대로 공공에게 하는 약속. 그러나 어느 순간 공약의 의미는 변질됐다. 당일 행사장에서 조금이라도 이슈를 끌기 위함으로 전락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평론가 이호규 교수는 "언제부턴가 공약도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 돼 버렸다. 처음부터 지키기도 힘든 센 공약을 한 마디씩 해 화제가 되기만 바랄 뿐이다"며 "대중도 이같은 공수표 공약에 점점 짜증을 낼 뿐이며 더이상 공약이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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