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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과로사 방지 대책' 발표…택배 노조 입장은?

입력 2020-11-13 09:00 수정 2020-11-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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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앵커]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잇따르자 정부가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밤 10시 이후 심야배송을 제한하고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택배노조는 큰 틀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강제력이 없는 권고와 유도 수준에 그친 것에 대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자리 함께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반갑습니다.]

[앵커]

한 달여 만에 다시 모셨습니다. 그동안에 여러 가지 근무 여건들은 개선이 된 점이 있습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말은 많았는데 현장에 아직 개선되거나 바뀌거나 그러지는 않고 있습니다.]

[앵커]

밤 10시 이후에 배송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요. 하루 근무시간도 최대 10시간 안팎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안을 어제 정부가 발표를 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큰 틀에서는 환영을 하신다고요.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심야 배송문제는 좀 다른 영역이고요. 하여튼 주5일제를 권고하고 홈쇼핑이든 대형화주들의 불공정한 관행을 좀 개선하겠다, 수수료를 현실화하겠다는 이런 입장에서는 전향적인 조치로 보고 있고요. 그런데 하여튼 노동부 장관이 발표한 내용 중에 분류작업 문제라든지 산재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는 많이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총평을 좀 하고 싶습니다.]

[앵커]

택배회사와 대리점에서 밤 10시 이후에는 택배기사들이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그런 방식으로 심야배송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는 안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겁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일단 언론보도에도 났는데 한진택배가 심야배송을 중단을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온갖 편법과 꼼수가 동원되고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10시 이전에 아직 배달하지 못한 물량이 남아 있으면 일단 다 전산으로 처리해라, 찍어서 배달한 걸로 처리하고 그리고 그 이후에 전산은 10시 전에 다 끝난 걸로 돼 있는 거죠. 그 이후에 고객들에게 배달을 하라 이렇게 대리점장이 지시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지금 속속 나타나고 있고요. 그러면 소비자들은 내 택배가 배달됐다는 문자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없는 거죠. 오히려 현장에서는 기사들에게 항의와 비난이 잇따르고 있고 훨씬 더 힘들게 작용하고 있는 것들이고 특히 이제 저희가 아침 7시부터 일을 하잖아요. 그런데 저녁 10시까지는 뒤집어놓고 보면 저녁 10시까지는 일을 해라 이 얘기랑 똑같은 겁니다. 그래서 하루 15시간, 주 90시간은 노동부가 합법적으로 길을 열어준 건데. 다른 부서도 아니고 주 52시간의 사회적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택배기사들은 특수고용직이니까 90시간까지는 해라라고 하는 것은 이걸 어떻게 봐야 될지 참 갑갑할 뿐입니다.]

[앵커]

과로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는 그런 방안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거군요.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아까 앵커님이 10시간 노동으로 제한한다는 것은 아니고 하루에 15시간까지는 인정하겠다 이런 거죠. 잘못 알려진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면.. 밤 10시 이후에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다음 날 또 그다음 날 계속해서 일을 해야 되는 그 업무의 총량은 똑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그렇죠. 저희들한테 부가되는 택배물량은 변화가 없는 건데 그러면 언젠가는 쳐야 되는데. 그게 아마 대다수의 기사들은 물량이 계속 이월되면 아마 일요일날 나와서 물량을 치게 될 거다 저희는 이렇게 좀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심야배송을 중단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장의 이런 작업형태나 이런 것들 전혀 반영하지 못한 구두선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허브터미널 그리고 서브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트럭운전기사들도 있고요. 택배기사님들께서도 일감이 또 줄어든다든지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소득이 상당히 크게 줄어드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잖아요. 그 부분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지금 저희들이 7~800원 건당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세금이나 차량 감가상각비나 이름값을 떼면, 건당 500원 정도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게 터무니없이 낮아서 물건을 많이 배달함으로써 소득을 보전하는 이런 구조인데요. 저희들 계속 물량 많으면 너희들 힘들면 줄여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는데요. 정말 줄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물량을 줄이면 지금 건 당 실질 수령액이 500원인 이 구조가 조금은 개선되면 같이 가야 된다. 그래서 적정물량과 적정 수수료가 같이 논의되어지면 얘를 충분히 이 문제에 대해서 물량을 줄일 의향이 있다 이렇게 밝히고 싶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게 엊그제 발표됐는데 택배요금이 너무 낮아서 택배요금 인상에 동의한다. 단 인상분이 택배기사들한테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국민이 74%입니다. 저희들은 한 300, 400원 정도 오르면 기사들이 한 150원 갖고. 그다음에 우리 간선차 기사들도 있고 죽음의 알바라고 하는 허브터미널에서 분류작업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야간노동을 하시는. 이분들의 시급도 올려줘야 되고. 이렇게 간다면 저희들이 한 150원 정도 오른다면 택배비가. 저희들한테 한 20% 정도의 물량을 떼어낼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거고 이렇게 되면 1만 명 정도의 신규 일자리가 택배에서 창출됩니다. 그래서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금은 적정 물량을 배달하고 최소한 150원 정도 올려주는 적정 수수료 제도가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산재보험 적용 제외신청서를 다른 사람이 작성하는 이런 대필의 문제도 그동안에 제기가 됐었잖아요. 이와 관련해서 산재보험에 대한 어제 대책도 나오기는 했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이게 노동부 발표 중에 하여튼 최악의 발표 중의 하나다, 저희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데요. 일반 회사원들은 입사 동시에 당연가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산재보험료도 100% 전부 사용주가 부담하도록 돼 있는데. 택배노동자들은 적용제외 신청서 제도 때문에 이게 대필이든 강요든 산재보험 가입률이 13%밖에 안 되는 주요 원인인데. 이 적용재해신청 요건만 강화하면서 이 제도를 살려놓은 거예요. 지금 적용제외신청서 제도를 아예 폐기하고 입사와 동시에 가입하도록 해야 되는 여론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살려놨다는 점. 산재보험료가 제가 하나 갖고 왔는데 이게 2010년도에 노동부가 법을 제정할 때 만든 겁니다. 그래서 100% 사용주가 부담할 수 있는 특수고용직 업계를..]

[앵커]

조금만 더 들어봐주시겠습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이렇게 돼 있는데 10년 동안 대통령령을 정하지 않았어요. 지금 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대통령령만 정하면 전수성이 강한 택배노동자들에 대해서는 100% 사용주 부담으로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있는 법이라도 좀 잘 지켜라 이렇게 얘기하고 싶고요. 택배회사들 원청회사들은 산재보험료를 단 한 푼도 지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행 법제도가 그런 거예요. 이런 불합리한 것들을 고착하겠다는 게 노동부 발표라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전태일 열사의 50주기입니다. 오늘 50주기를 맞아서 전국 택배연대노조가 제28회 전태일 노동상 단체상을 받게 되신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상당히 의미가 있는 그런 수상인데 어떤 생각이십니까?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저희들은 가장 영광스러운 상이라고 보고 있고요. 우리 조합원들이 너무 감격해서 뜨거운 반응들이 있었습니다. 아까 앞선 보도 제가 잠깐 봤는데, 우리 전태일 열사의 동료분이 그 당시에 16시간이라는 청계천의 노동자들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택배노동자들과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전태일 열사가 지금 시기의 택배노동자 아니겠느냐 그런 의미로 잘해 보라라고 하는 격려 차원에 있어서 상을 받은 거다 이렇게 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택배노동자 여러분들의 근무여건 그리고 생활여건이 앞으로의 정말 좀 나아지기를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경호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진경호/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집행위원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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