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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가려두고 싶어도 결국 드러내는…'프로즌 맨'

입력 2017-07-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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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프로즌 맨. 얼음 속에서 얼어버린 그의 이름은 윌리엄 제임스 맥피.

1843년 영국 리버풀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젊은 나이에 대서양을 건너는 배를 타고 모험을 하던 중 폭풍우를 만났습니다.

배는 침몰했고, 북극 근처 툰드라 지역으로 떠내려가 얼음 속에 묻힌 지 백여 년…

후세 사람들에게 요행히 발견돼서 그 유명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에 사진이 실렸지요.

과학자들은 얼음 속에서 돌아온 그를 다시 살려내 세상을 걷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얼음인간 윌리엄 제임스 맥피는 바뀌어 버린 세상을 구경하고 다시 세상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게 된다는…

현실과 상상이 결합된 이 이야기는 물론 모두가 실화는 아닙니다.

미국 싱어송 라이터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제임스 테일러의 노래에 나온 내용이지요.

가려져있던 과거의 어느 순간은 늘 이렇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발동하게 하며 또한 새로운 진실을 밝혀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시대의 사람들이든 타임캡슐을 만들어 땅에 묻어두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 낭만성에 비하면, 국가기밀이든 대통령의 기록이든 몇 십 년씩 비공개의 장막 뒤로 가려두는 건…뭐랄까…

후세에 밝히고 싶다는 것 보다는 현세에 숨기고 싶다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씩 발견되는 얼음인간, 프로즌 맨들 처럼 가려두고 싶어도 결국엔 예상치 못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존재들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가…

청와대 캐비닛에 넣어 두었던 박근혜 정부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들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그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거기엔 이전 정부뿐 아니라 그 이전 정부의 문서들. 특정기업 한 군데가 아닌 또 다른 기업들의 이야기까지…

이것이 주는 느낌은 밝은 호기심, 상상력과는 거리가 먼. 새롭지만 그리 유쾌하지 못한 어두운 진실들입니다.

청와대의 전 주인이든 그 부하들이든, 누구든. 모든 것을 다 묻어둘 수 있다고 믿었다면 그것은 너무나 낙천적인 생각이 아니었을까…

프로즌 맨, 즉 얼음인간이 발견됐을 때 사진작가들은 그를 얼음 속에서 꺼낸 뒤 무수히 사진을 찍어댔지요.

그래서 프로즌 맨을 부른 제임스 테일러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사진기가 발명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해도 당신은 여전히 사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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