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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역습' 조짐…"위기 넘기면 장기적으로 '약'될 것"

입력 2019-08-19 21:28 수정 2019-08-20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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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는 한발짝 앞선 몇몇 기업이 수익을 대부분 가져가는 그러니까 전형적인 '승자독식' 시장이라고 하지요. '치킨게임'이니 하는 무한경쟁이 늘 벌어지는 곳입니다. 그 동안에 한국이 이 경쟁에서 쭉 앞서왔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를 기점으로 간단치 않은 '역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우리의 강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또 말 그대로 위기를 기회로 돌릴 관건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그래서 차라리 이번에 더 이른바 승자독식체제에서 승리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는 것인지 취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일본에 직접가서 취재를 하고 왔는데 현지에서 본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분위기는 우선 어떻습니까?

[기자]

세 군데의 반도체 공장을 다녀왔습니다.

보셨다시피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는데요.

올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익이 반토막 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제가 간 지역들 모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곳들이었습니다.

단순히 투자 규모 뿐 아니라 기술력에서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거나 앞서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습니다.

[앵커]

다 아시는 것처럼 메모리에서는 아직 우리 업체가 경쟁력이 워낙 강해서 미국 업체 또 일본 업체하고는 격차가 좀 크잖아요. 당장은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기자]

일본의 전문가들도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이.

[기자]

네. 전문가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미나미카와 아키라/IHS마킷 애널리스트 : 기술적으로 퍼센티지는 삼성이 압도적이죠. 그렇게 간단히 순위가 바뀌거나 마켓셰어가 크게 바뀌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D램의 점유율은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업체가 74.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이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한 차세대 D램의 경우 삼성전자는 이미 3월에 생산이 들어간 상태입니다.

다만 수출 규제가 여전한 상태에서 추격 속도가 빨라질 경우 격차가 점점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격차가 좁혀지기는하겠으나 결정적으로 좁혀지기까지는 그래도 아직 뭐랄까요, 시간이 좀 우리 편이기는 하니까 그 사이에 우리가 좀 부족한 부분을 국산화라든가 이런 것들을 빨리 대체해서 대응을 해야 된다는 것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것 때문에 정부도 투자를 더 많이 늘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래서 결국 시간 싸움이다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상황인 것 같고요.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비메모리, 그러니까 시스템반도체는 어떻게 보입니까?

[기자]

실제 우리 업체들이 위기감을 갖고 있는 것은 메모리보다 비메모리 분야입니다.

시스템반도체 같은 비메모리 시장은 미국이 거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고요.

일본이 11%로 3위, 한국은 3%에 불과합니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 이런 계획을 발표했었는데요.

일본이 규제했던 3개 품목 중에 EUV포토레지스트는 시스템 반도체에 쓰이는 소재입니다.

때문에 한국이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로 영역을 확장하는 걸 미리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앵커]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다 틀어막기 위한 어떤 큰 그림 이렇게. 처음부터 그런 얘기도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이번에 직접 가서 확인하고 오는 내용들이 바로 그런 내용인 것 같은데 말 그대로 기술 패권 전쟁이라면 이것이 뭐 단기간에 끝나기는 좀 어렵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좀 장기간에 걸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이 이렇게 수출의 고삐를 계속 죈다면 불안한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야기될 수도 있다 이런 말도 나옵니다.

그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분기당 10조 원 이상 이익을 내면서도 핵심 소재나 부품, 장비 개발은 등한시한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대체수입처 확보, 한 발 더 나아가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정부 역시 예산 투입 등에 속도를 내면서 국산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이 위기를 잘 넘긴다면 우리 반도체 산업의 기반도 보다 탄탄해질 수 있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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