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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드러난 '국정농단 또 다른 비선 실세' 이임순

입력 2017-04-25 18:56 수정 2017-04-2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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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면서 결백을 호소했었죠. 그런데 최근 잇따른 재판에서 새롭게 드러난 정황을 보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얼마나 끈끈한 관계였는지 놀랍기 그지 없는 얘기들도 많습니다. 임소라 반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 나온 증언들을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이임순/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지난해 12월 14일) : 제가 어렸을 때 정유라를 치료했던, 그래서 또 분만하는 과정에서 그 치료가 문제가 될까 봐 제가 너무 걱정이 돼서 내려갔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14일) : 그러면 최순실 씨네 가족과 안 지가 굉장히 오래됐네요? (그 당시 아이가 저한테 진료를 받으면서 한 10년…)]

[이임순/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지난해 12월 14일) : (10년, 그다음에 우병우 씨네 가족하고는 얼마나 오래 아셨습니까?) 그 집 아이를 받았으니까 한 25년 정도 됐습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런 얘기를 듣고 저는 이임순 교수가 정말 간단치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교수는 정유라 아들 돌잔치에도 초대받아 참석했고, 최순실 씨 손주의 진료를 봐주거나, 예방접종계획도 관리하며 최 씨와 특수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씨와는 골프도 치는 사이였죠.

어제(24일) 이 교수의 위증 사건 재판이 열렸는데요. 특검이 공개한 박 전 대통령 주치의 출신,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의 진술 조서 내용을 살펴보면 이 교수가 또 다른 비선 실세였을 뿐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의 조력자로 암약했단 정황을 알 수 있습니다.

서 원장은 이 교수로부터 '교육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미얀마와 베트남 대사, 경북대와 충북대 총장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몇 사람의 이력서를 보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도 포함돼 있었다는 게 특검 수사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서창석->이임순->최순실->청와대로 이어지는 인사 추천 루트가 있었다는 얘기겠죠.

서창석 원장을 주치의로 추천한 것도 이 교수였고, 주치의를 마친 뒤 서울대병원장 선거에 뛰어든 것도 이 교수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 원장은 "실제 청와대 주치의는 이임순이라고 생각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이 교수는 김영재 원장 부부를 서 교수에게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 교수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그런 적이 없다고 끝까지 잡아뗐었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종합해보자면 비선 의료의 몸통은 김 원장 부부가 아니라, 이 교수였던 겁니다.

[이임순/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지난해 12월 14일) : (서창석 증인에게 전화를 한 적 없다 그랬죠?) 네, 전화를 한 적 없습니다. (전화 한 적 없습니까?) 네.]

[장제원/바른정당 의원 (지난해 12월 14일) : 서창석 증인, 전화 받으셨죠? 뭐라고 전화 받으셨습니까?]

[서창석/서울대병원장 (지난해 12월 14일) : 김영재 원장의 부인인 박채윤 대표가 갈 텐데 실 관계 문제가 있으니까 그거를 한 번 들여다보시고 조치해주시라 그렇게 받았습니다.]

이 교수는 우 전 수석과 최순실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단 의심도 받고 있는데요. 특검이 공개한 이 교수 통화내역을 보면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와는 160여 회, 우병우 전 수석과는 67회, 우 전 수석의 아내와는 27회 통화 내역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은 특검에서 "장모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이 교수에게 물어봤다"고 해명한 거로 알려졌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산부인과 의사에게 사위가 직접 장모의 건강문제를 상의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번엔 오랜만에 장시호 씨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장 씨가 한번 입을 열기 시작하면, 이모 최순실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지는데요. 폭로의 끝은 어디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제 최순실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장 씨가 출석했는데요. 장 씨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검사실에서 만난 이모 최순실은 뭔가를 자신에게 계속 이야기 하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귓속말을 하려고 했고, 장 씨가 못 알아듣자 갑자기 이렇게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발로 장 씨를 툭 차면서 볼펜으로 A4용지를 찍어보이며 종이를 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삼성동, 유연이, 유치원' 이라고 적혀 있었다는데, 장 씨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었던 거죠. 최 씨는 검사의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린 뒤, 다시 글을 썼는데 '삼성동 2층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썼다는 겁니다.

유주는 최순실의 손주 이름인데, 이번에도 장 씨는 이모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최 씨는 다시 한번 검사에게 물을 마시고 싶다고 말하고 검사를 정수기 쪽으로 보낸 뒤 그 틈을 타 장 씨에게 직접 귓속말로 그제서야 하고 싶었던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최순실 (음성대역) :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갖고 키워.]

그것으로도 부족했던지 최 씨는 또 한번 검사에게 물을 가져달라고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린 뒤, 이렇게 또 얘기를 했습니다.

[최순실 (음성대역) :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줄 거야.]

그러니까 장 씨에 따르면 최순실은 조카에게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 돈이 있으니 그걸로 정유라와 정유라의 아들을 키워달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런 장 씨의 진술 내용은 최 씨의 반발로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 자택 2층에 정말 돈이 있었는지, 돈이 있었다면 그건 누가 어떻게 가져다놓은 것인지 궁금증이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드러난 < 또 한명의 비선 실세 이임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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