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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끝났는데'…'쪽잠 사투' 대구 의료진의 한숨

입력 2020-04-16 21:32 수정 2020-04-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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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확진자는 20명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의료현장엔 상태가 나쁜 환자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의료진은 쪽잠을 자면서 그런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의료진의 목소리, 배양진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

내과 의사 김현지입니다. 대구동산병원 중환자실에서 2주 동안 의료자원봉사를 마쳤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엔 대구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기뻐하셨죠. 중환자실에서 일하던 저희는 늦은 오후가 돼서야 기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확진자가 없던 날도, 제가 인터뷰를 하던 날도 중환자실에선 환자가 숨졌습니다. 여기가 그 4월 9일에 사망하셨던 환자분이었어요. 어제 한 분 돌아가셨고. 어제 당직 설 때 한 분 돌아가셨어요. 엄살은 잘 부리지 않는 편인데, 이곳 근무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자원봉사를 오는 의료진도 많이 줄었습니다. 이번 주 일정인데 2교대예요. 데이, 나이트, 12시간씩. 힘들어요. 안 힘들진 않습니다. 병원에서 많이 배려해 준 덕에 따로 쉴 공간도 있지만 편치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간이침대를 놓은 거예요. (안 추우세요?) 추워요. 근데 진짜 쪽잠 자는 거라, 잠깐 자는 거라. 그래도 여러 분들이 보내주신 응원과 간식이 있어 든든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다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클럽에 줄서서 들어간다, 그건 좀 속상했어요. 저럴 거면 내가 왜 여기서 고생하고 있나… 

날씨는 따뜻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점점 지치시죠. 그래도 조금만 더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의료진도 힘내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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