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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 사인' 애매한 서울대병원…묻혀버린 외압 의혹

입력 2016-10-04 20:54 수정 2016-10-0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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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대병원의 특별조사위원회 이윤성 위원장이 바로 어제(3일) 뉴스룸 전화 인터뷰에서 "외인사가 맞다" 더 나가 외인사가 맞다는 것은 자신의 입장일 뿐 아니라 서울대병원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얘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병사라고 기재돼 있는 사인은 바꿀 수 없다고 얘기했는데요. 그러면서 유족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알 수 없는 논리 때문에 정작 초기부터 줄곧 제기됐던 외압 의혹은 묻혀버린 상황인데요. 다시 말해서 프레임이 바뀌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취재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강버들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서울대병원 특조위가 당초 사인과 다른 의견을 냈는데, 이런 결과가 예측은 됐었나요?

[기자]

특조위 회의가 열리고 있던 와중에 "내부에서 격론이 진행되고 있다", "주치의 백 교수와 위원장 이 교수의 의견 차가 심하다" 이런 얘기가 들려오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기자회견이 열리자마자 두 사람은 의견 차를 드러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 머리 손상이 원 사망 원인이면 사망의 종류는 거기에 따라서 외인사로 본다. 그게 진단서 작성 지침의 내용입니다.]

[백선하 과장/서울대병원 신경외과 :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이윤성 위원장은 급성 경막하출혈을 일으킨 외부 충격이 사인이라고 보는 반면, 백 과장 본인은 이 출혈은 자신이 충분히 처리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사망은 아니라 병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시각차를 고스란히 드러낸 겁니다.

[앵커]

한 병원에서 동시에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서로 의견이 달리 나타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특이한 경우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렇게 대립을 하다가 이윤성 위원장이 "저라면 외인사로 기재했습니다"라는 말이 나온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그런 얘기를 했고요. 어제 뉴스룸 전화인터뷰를 통해서는 한발 더 나아갔는데요.

"나라면 외인사로 기재했을 것"이라는 이 말이 개인의 입장만이 아니라 서울대병원의 입장이라고 밝힌 겁니다. 이것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10월 3일 뉴스룸) : (주치의 백선하 교수는 병사, 그러나 백선하 교수가 소속된 서울대는 명확하게 외인사. 이렇게 해석할까요?) 네.]

서울대병원의 입장으로까지 얘기할 거라곤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건데요. 더 명확하게도 얘기했습니다.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10월 3일 뉴스룸) : (학교 차원에서 외인사다 라고 하는 것이 크게 작용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드린 질문입니다.) 그건 크게 작용해도 되고요.]

[앵커]

이 '작용'은 향후 수사 등에 작용할 수도 있다라는 질문이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긍정했다는 건데…오늘 아침엔 다른 데서 인터뷰하면서 저기서 한 발 더 나가기도 했다면서요.

[기자]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 이야기한 건데요. "내 사망진단서 작성을 백선하 과장에게 맡기지는 않겠다"라는 말로 일반 지침에 어긋난 진단서를 작성하고 수정까지 거부하고 있는 백 과장을 강하게 비판한 겁니다.

사실 이윤성 위원장은 유명한 법의학자로서 대한의사협회와 통계청이 지침으로 삼고 있는 사망진단서 작성 교부 지침을 직접 쓴 사람입니다.

[앵커]

당사자군요. 그러니까…그런데 문제는 특별조사위원장이 "서울대병원의 입장은 외인사다"라고 저렇게까지 강하게 주장하고, 심지어 "내 사망진단서는 그 사람에게 안 맡기겠다"고 까지 얘기하고 있는 상황인데 결정적으로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에 대한 수정권고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사위 차원에서도 그렇고 서울대병원 차원에서도 그렇고 맞죠? (그렇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합니까? 주치의가 의견을 굽히지 않으면 수정할 방법이 전혀 없기때문에 그런 겁니까?

[기자]

일단 주치의가 본인의 의견을 고수한다면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이 위원회의 입장입니다. 법률적으로 그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제 회의 중에서 위원들과 백선하 교수 사이에 사망진단서 수정을 놓고 논쟁이 굉장히 강하게 붙었다고 합니다.

'정리하자' '못 한다' 이런 논쟁 때문에 회의 자체도 길어졌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결론적으로는 수정을 권고하는 내용은 특조위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헌신적으로 진료했고, 진정성을 가지고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며 백 교수 등 진료진을 감싸는 듯한 문구를 포함시켰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걸 좋게 보면 특조위원장은 나름 신념이 있고, 주치의도 신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보면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 계속 진행돼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주치의 간의 갈등만 부각되고 다른 건 묻혀버리는, 어제도 그 질문을 했었습니다마는, 외합 의혹이죠. 부원장과 같이 상의했다는. 거기에 대해서는 저와 인터뷰한 이윤성 위원장이 나름 마크했습니다. 방어를 했습니다. 부원장이 그렇게 깊이 개입된 것으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서 다시 간단하게 하자면 병사냐, 외인사냐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지만 외압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서울대병원이 '아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그러면서 외압에 대한 얘기는 묻혀버리는, 그래서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프레임이 바뀌어 버리는 그런 상황이 온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진단서 수정과 관련해서는 어쨌든 서울대병원의 위원회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끝까지 설득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요.

'외압이 있었느냐' 의혹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특별조사위원회는 백선하 과장 등의 진술을 가지고 외압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는 바람에 외압 의혹 논의 자체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대책위 쪽에서는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 프레임 바꾸기, 구도 바꾸기가 이루어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강버들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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