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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단계 조건 넘은지 한 달, 거리두기 '격상' 대신 또 '핀셋' 집어든 정부

입력 2021-04-09 11:12 수정 2021-04-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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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지역 발생 확진자 숫자 559명…2.5단계 격상 조건은 한 달째 넘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71명 나왔습니다. 700명대 턱걸이했던 어제보다는 30명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600명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입을 뺀 지역감염 숫자는 644명입니다. 이 숫자를 봐야 하는 이유는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1주간 하루평균 지역 발생 확진자를 계산해보니 559.3명으로 어제보다 16명 늘었습니다.


2.5단계로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는 기준이 지역 발생 기준 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숫자가 400~500명 이상입니다. 그런데 이미 넘은 지 30일이 넘었습니다. 500명대 중반까지 넘는 등 조건 구간의 천장도 이미 뚫은 상태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자영업자 등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고 단계는 유지하는 대신 집단 감염이 발생한 업장 위주의 방역 강화 조치를 해왔습니다. 그동안은 정부의 이런 결정에 별다른 이견이 없던 전문가들도 이번엔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거리두기 단계 '현행 유지'…또 집어 든 '핀셋'


그런데 정부는 오늘 발표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동결'하기로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기존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는 유지하되 방역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3주간 강도 높게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핀셋'을 집어 든 겁니다.


2주 전엔 목욕장업에 핀셋을 댔습니다. 영업시간, 인원을 조정했습니다. 이번엔 유흥시설입니다. 코로나19확산세가 거센 수도권과 부산에 한해 단란주점과 콜라텍,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영업을 다음 주부터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부산은 확진자 숫자가 급격히 늘면서 자체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한 바 있습니다.


수도권의 식당과 카페,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추가 영업 제한 조치도 여지를 남겼습니다. 정 총리는 "감염 확산에 따라 필요하면 언제라도 밤 9시까지로 하겠다"며 "유행상황에 따라 지자체(지방자치단체) 판단으로 단계 격상이나 다양한 방역 강화조치를 적극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업시간 당기면 매출 30~40% 줄어"…"때 놓치면 4차 유행 온다"



거리두기 단계가 수도권 기준 2.5단계로 올라가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페에서 취식이 안 되고 식당, 주점은 9시 이후 영업제한이 걸리는 겁니다. 지난겨울 3차 유행 당시 경험했던 조치입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지난 2.5단계 조치 때 매출이 많게는 40%까지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전체적으로 올리지 않고 '핀셋' 조치에 머무는 것도 이런 고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신규 확진자 숫자가 700명대까지 증가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라졌습니다. 현재 상황의 통제를 위해선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순식간에 확진자 숫자가 1,000명대로 불어날 거란 경고입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대로 단계가 유지된다면 '4차 유행 위기'가 현실화될 거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2월부터 완화된 거리두기가 최근 확산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2월 중순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집단확산이 매개된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다중이용시설을 통해서 소규모 증폭돼서 지역 내 유행을 만드는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차 유행 직전에도 전문가들은 한 박자 빠른 단계 격상으로 심각해지기 전에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3단계' 격상,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소진할 수 없었던 정부는 머뭇거렸고 지난겨울은 3차 유행으로 우리 모두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지금도 당시와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괜찮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단 겁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겨울'이란 계절적인 요인이 없고,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유지하는 점, 유흥시설 중심으로 최근 확진자 숫자가 크게 늘었으니 이번 조치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거란 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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