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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이너 전성시대' 변호사·의사 없으면 예능 못 만든다

입력 2013-04-0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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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테이너 전성시대' 변호사·의사 없으면 예능 못 만든다


'인포테이너(infortainer)' 패널 전성시대다. 의사·변호사 없으면 예능 못만든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인포테이너는 정보(Information)와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연예인에 버금가는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방송 활동을 하는 각 분야 전문가를 일컫는다. KBS 2TV '비타민' 등 건강 정보를 다루는 예능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시작된 인포테이너의 활약은 이제 의사를 넘어 변호사·교수·요리사 등 다양한 전문직군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포테이너' 패널이 방송가의 신트렌드로 떠오른 이유가 뭘까.

▶예능에서 뜬 '인포테이너'는 누구?

연예인 뺨치는 인기를 얻은 인포테이너는 계속 넘쳐나고 있다. 인기에 힘 입어 본업 보다 방송에 더 집중하는 의사·변호사들도 많다. 예능에서 요즘 제일 '뜨는' 직업군은 의사다. SBS '자기야'에는 함익병·고민환·표진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의사들이 매회 번갈아가면서 출연 중. 생활 속에 유용한 의학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고, 결혼 생활과 관련된 재밌는 에피소드를 솔직하게 털어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여예스더 가정의학과 의사 부부는 '자기야' 등 각종 예능·교양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내민다. 또 JTBC '닥터의 승부'에는 매주 15명의 피부과·산부인과·비뇨기과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의가 출연한다.

의사의 뒤를 잇는 직군은 변호사다. 선두에 선 건 강용석 변호사다. 예능인들도 울고 갈 '말발'로 JTBC 미디어비평프로그램 '썰전'과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을 진행 중이다. 해박한 지식과 저돌적인 입담 덕분에 김구라와 경쟁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을 할 정도다. MBC '최강 연승 퀴즈쇼'에서 7연승으로 3억원의 상금을 차지한 임윤선 변호사는 JTBC '임백천·임윤선의 뉴스콘서트'의 MC까지 됐다. KBS 2TV '의뢰인K'와 MBN '님과 남사이'에 고정패널로 출연 중인 최단비 변호사도 눈에 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죄와 길'편에 출연해 뛰어난 미모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박명수가 윽박지를 때 지혜롭게 대처해 예상치 못 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요리연구가 이혜정과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도 자신의 경력과 경험을 십분 활용하며 방송가에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표창원 교수는 자신의 이름을 건 JTBC '표창원의 시사 돌직구'를 진행하고 있고, 이혜정은 JTBC '닥터의 승부'·MBN '속풀이쇼 동치미'·SBS '자기야' 등에서 여성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역할로 활약중이다.

▶의사·변호사, 왜 이렇게 나올까

'인포테이너' 패널의 수요가 늘기 시작한 건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요구사항'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그냥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왕이면 정보 제공 능력이 있는 예능을 선호하고 있다는 얘기다. SBS '자기야'의 경우, 지난해 10월 11일 의사들이 다수 출연한 '헬스푸어'편을 선보였을 때 10.6%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했다. 전 주 방송보다도 2.3%포인트 상승한 수치. 건강 정보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증했다. SBS 예능 관계자는 "교육,부동산, 건강 등을 소재로 특집을 꾸려 본 결과 건강 특집이 시청률 및 반향이 제일 좋았다.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니 남성 시청자들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과 의학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가 아니더라도 의사 부부를 출연시킨다. 부부 경험담과 함께 의학 정보를 친근하게 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직 패널의 출연으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질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JTBC '닥터의 승부' 성치경 PD는 "연예인끼리 단순히 웃기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와 달리 고소득 전문직이 패널로 등장한 토크쇼는 훨씬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면서 "전문직 패널은 자기 분야에 대해 지식이 있어서 재밌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동시에 생활 속에 도움이 되는 얘기를 전한다. 가볍게 웃고 넘겨버리는 예능과 차별화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예인 보다 섭외가 쉽고, 얼굴도 신선하다는 점도 '인포테이너'의 매력이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와 예능감을 갖고 있으면서 연예인에 비해 섭외가 쉽다는 점에서 제작진은 '인포테이너'를 선호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요즘 채널이 너무 많아지면서 겹치기 출연을 하는 연예인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면 연예인 섭외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전문 예능인 만큼 개성이 넘치고 입담이 뛰어난 '인포테이너' 패널을 캐스팅하는 게 합리적이다"며 "외모나 보이스, 말투 등에 특징이 있는 분들의 경우 웬만한 연예인 보다 인기가 많아 프로그램의 주목도까지 높일 수 있다. 의사·변호사들도 홍보의 기회라고 생각해 방송 출연에 적극적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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