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 이슈로 급부상한 2007년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문제, 송민순 전 장관의 기존 주장과 오늘(23일) 민주당이 공개한 자료는 상당 부분이 다릅니다. 어떤 점이 다르고, 어느 쪽 말이 더 신빙성이 있는지 취재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제윤 기자, 오늘 민주당 문재인 후보 쪽에서 낸 자료의 핵심 내용부터 정리해볼까요?
[기자]
문 후보 측에서 공개한 자료는 2007년 11월 16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여기서 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이 양보를 해라"라며 "이번에는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외교부 장관은 송민순 전 장관을 말합니다.
즉 북한 유엔인권결의안에 대해 16일 회의에서 이미 기권결정 방침이 정해졌다는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겁니다.
[앵커]
송 전 장관이 한 얘기와 다른 건데요. 16일에 이미 대통령이 결론을 내렸다, 지금 공개한 자료는 그 회의에 배석했던 비서관이 쓴 자료죠?
[기자]
가장 큰 차이는 11월16일에 대통령이 결론을 내렸냐 못내렸냐인데요.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그 날 결론을 안 내린걸로 나옵니다.
하지만 오늘 공개한 자료에 보면 대통령이 회의에서 기권으로 한다라고 말한겁니다.
[앵커]
송민순 전 장관은 여기에 대해 오늘 재차 반박했죠.
[기자]
송 전 장관은 여기에서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16일에 결정됐을 수는 있지만" 이란 표현을 했습니다.
[앵커]
16일에 결정됐느냐가 이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거기에서부터 이번 사건이 시작됐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필요해 보입니다.
또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회고록에서 "국정원장이 남북 채널을 통해 북한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했고, 문재인 실장이 일단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던 건데요.
이 부분 역시 오늘 공개된 문서를 보면 문재인 후보는 양해나 기권이 모두 정무적으로 부담이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게 나옵니다.
[앵커]
16일에 결정됐느냐하는 부분에 대해선 송민순 전 장관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거죠.
[기자]
오늘 송 전 장관은 자신과 문 후보와 본인 사이에선 표결 직전인 20일까지 논의가 계속 됐다고 주장한 건데요.
문 후보 측에서 공개한 자료 중 또 하나가 박선원 당시 안보전략비서관이 기록한 개인수첩 내용인데요. 여기에도 찬성, 기권에 대한 논의가 있긴 합니다.
[앵커]
20일까지 논의가 계속 됐다는 건데, 앞에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결정했다는 건 나왔고요.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어떤 입장을 취했느냐가 또 하나의 핵심이죠?
[기자]
문 후보 측은 18일 회의에서도 찬성, 기권 이야기가 오고 간 이유에 대해 "송 전 장관이 계속 찬성을 주장을 했기 때문에 회의 때 이야기가 있었던 거지만 기권방침은 어쨌든 16일에 이미 결정이 났던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를 보면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양해, 기권이 정무적인 부담이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나와있고요. 그렇다면 문재인 후보 측에서는 그동안 여러쪽의 공격을 받았고, 북한에 물어보는 게 말이 되냐. 정확한 입장을 취하라고 했었는데, 왜 여태까지 공개를 안했던 겁니까?
[기자]
지난해 10월에도 이 부분이 문제가 됐었는데요. 당시에는 송 전 장관이 회고록 내용만 공개하고 기록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해명은 충분히 했지만 기록까지 공개하면서 공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따로 공개 안했는데, 이번에 송 전 장관이 문건을 공개하는 걸 보고 "우리도 기록엔 기록으로 대응하자"라고 결정했다는 겁니다.
[앵커]
오늘 송 전 장관이 말한 내용 중 싱가포르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오늘 송 전 장관은 당시 문 후보와 논의가 있은 후 "약 1시간 후에 결의안 찬성에 반대하는 내용의 북한의 메시지가 서울을 통해 싱가포르로 전달됐고, 그때 기권으로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1시간 뒤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온건데, 이 부분은 추가로 이야기 한 거기 때문에 좀 더 확인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송민순 전 장관이 갑자기 공개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명은 없는 상태인데, 16일에 기권을 했느냐 하는 부분, 회고록과 다른 부분이죠. 이후에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직접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하자고 했던 부분에 대한 해명이 추가로 나와야겠군요. 정치부 정제윤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