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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태블릿PC 따위가 없었을지라도…"

입력 2017-01-11 22:23 수정 2017-01-12 13:47

"의혹들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었을 뿐…"
"시민들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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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들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었을 뿐…"
"시민들은 이미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쩌면 태블릿 PC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던 그 날, 저는 앵커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개 하루 만에 대통령의 사과를 불러왔고, 비선 실세가 국정을 쥐락펴락해왔다는 사실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던 그 증거물.

그 꼼짝 못할 증거물로 인해 의혹의 퍼즐은 하나둘 완성됐고, 수사는 시작됐습니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위엄을 견지해온 위정자들의 감춰진 민낯을 보았고 시민들은 벗겨진 진실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민들은 태블릿 따위는 없었어도 이미 직감하고 있었습니다.

문을 닫으면 진공상태와도 같아서 촛불의 함성조차 들리지 않는다는 청와대 관저.

적막한 그곳에서 비상시국에도 '평시'처럼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일했다는 대통령.

심지어는 이미 아이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은 그 시간에 점심을 먹으면서 처음 텔레비전으로 이 참사를 봤다는 대통령.

국가는 그렇게 한가로워 보였지만 이미 3년 전, 사실은 가라앉고 있던 그 배, 즉 대한민국 호를 함께 타고 있었던 시민들은 직감하고 있었다는 것. 시민들은 이 고통스러운 결과를 이미 보고 있었다는 것.

저희가 처음 보도해 드린 그 최순실의 태블릿 PC는 세월호의 비극마저도 진영논리로 갈라 세우려 했던 정부와 여당, 단식 앞에서 피자를 먹던 야만, 지속적인 진상규명 방해.

아파서 잊고 싶었던 기억들을 되살려낸 하나의 계기였을 뿐입니다.

거듭 '내 것이 아니'라 하고 검찰과 특검이 확인해준 증거물을 앞에 두고도 '조작설'을 입에 올리는 이들에게는 도무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이겠지요.

그리고 또 하나의 태블릿이 어제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모는 태블릿을 쓸 줄 모릅니다' 라던 자신의 증언마저 뒤집으며 내놓은 증거물. 기어이 부정하고 싶었을 태블릿 PC는 하나가 더 늘어. 두 개가 되었군요.

그러나 이 두 개의 태블릿은 단지 불투명했던 의혹들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주었을 뿐. 눈먼 자들의 국가에서 눈 뜬 시민들은 이미 보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어쩌면 태블릿 PC들 따위는 필요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11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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