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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검토" 언급 뒤…'뜨거운' 논쟁

입력 2021-10-04 21:35 수정 2021-10-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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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맨유 팟캐스트 : 지금은 세상이 변했어요. 요즘, 특히 젊은 세대는 개고기 먹는 걸 싫어합니다.]

[앵커]

은퇴한 박지성 선수는 오늘(4일) 맨유 시절 응원가를 부르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개고기 먹는 것에 대한 인종차별적 표현이 들어 있어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정치권과 스포츠계 등을 가리지 않고 사회 전반에서 뜨거운 이슈가 됐습니다. 그래서 추적보도 훅에서 이 논쟁을 집중적으로 취재해봤습니다.

홍지용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개고기 금지를 검토할 때라고 제안한 직후 찾은 서울 경동시장입니다.

개고기를 파는 정육점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되레 손님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A씨/정육점 주인 : (오늘은 손님 몇 분이나 왔다 가셨어요?) 한 20명 정도 왔다 갔는데, 평상시보다 더 많이 왔다 갔어요. 대통령 발언 때문에 혹시 못 먹는 법이 생길까 해서. 양도 더 많이 사가고…저희도 깜짝 놀랐어요.]

근처의 다른 정육점도 마찬가지입니다.

[B씨/정육점 주인 :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많아요. (개고기) 먹는 사람들은 다 먹어요.]

서울의 또 다른 시장에 있는 보신탕집입니다.

취재진을 보자 격하게 반응합니다.

[C씨/보신탕집 주인 : 개만 가지고 왜 그러냐고. 손님들마다 다 미쳤다고 그래.]

손님도 말을 보탭니다.

[보신탕집 손님 : 애완돼지 키우는 사람 있어요, 먹지 말아야 해요. 소도 먹지 말아야 해.]

개고기로 유명했던 경기도 성남시의 모란시장에는 정육점은 사라졌지만 개를 다루는 건강원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D씨/건강원 주인 : 피곤하지 않고 또 관절에 좋고 힘도 나고 하니까. 이거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어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개는 먹기 위해 키우는 동물이 아니어서 도축이나 유통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식품위생법에도 개는 음식의 원료로 분류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단속이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 전통적으로 먹어 온 식문화 음식이다 보니까, 법의 잣대만 가지고 불법이라고 치부하고 단속하기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쉽지 않다는 거죠.]

이러는 사이 개고기를 제공하는 농장은 꾸준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개 경매장입니다.

개를 담는 '뜬장'을 실은 트럭이 끊임없이 오갑니다.

개 도축업자들은 이곳에서 식용으로 쓸 개들을 공급받습니다.

산 속에 가건물을 지어 운영합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 : 전기 쇠꼬챙이가 이 정도 위치에 있었거든요. 지붕이나 벽들을 들어낸 상태예요.]

지금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직접 나서 도축을 막고 있습니다.

[바깥으로 가서 얘를 좀 살려야 할 거 같아요. 상태가 심각한 거 같아요.]

대부분 동물보호단체가 고발한 뒤에야,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이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결국, 사회적 합의와 제도 변화 없이는 개고기를 둘러싼 갈등과 논란은 계속 헛바퀴를 돌 수밖에 없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우선 개고기를 음식 문화로 인정할지부터 엇갈립니다.

[주영봉/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 : 1000만명이 먹고 있단 말이예요. 현재 농장에서 전문적으로 식용 목적으로 기르고 있는 개들이 소비되고 있어요.] 

[조희경/동물자유연대대표 : 문화는 계속 변하는 거죠. 시대적 상황에 따라 모두 수용하고 있잖아요, 호주제도 폐지됐고.]

'동물 학대'라는 주장과 개에만 다른 잣대를 대선 안 된다는 주장도 맞섭니다.

[김현지/동물권행동 카라 정책실장 : 인도적인 도살 방법이 절대 아닙니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 떨면서 죽어갑니다.]

[성백명/대한육견연합회 회장 : (닭, 돼지와) 똑같은 전기 도축을 해도 개는 잔인하다, 불법이다 합니다.]

양측 모두 정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식품위생법 기준을 엄격히 시행해야죠.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성백명/대한육견연합회 회장 : (개고기의 유통을) 정부가 관리해줘야 한다는 거지. 국민의 먹을 거리 보장을 해줘야 하니까.]

국민 여론은 어떨까, 가장 최근에 나온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선 개 식용 금지에 찬성한 응답자는 49%, 반대의견은 40.8%였습니다.

국회에는 이와 관련한 동물 보호법 개정안들이 여러 건 발의돼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논의는 없습니다.

(화면제공 : 동물권행동 카라)
(영상취재 : 신동환 장후원 이학진 정상원 / 영상디자인 : 김충현 / 영상그래픽 : 김정은)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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