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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무료급식소 온 '벤츠 모녀', 공짜밥 만류에도…

입력 2020-12-14 21:04 수정 2020-12-1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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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을 더 친절하게 '김소현의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 번째 브리핑 < "멈추세요"…나만 빼고? > 입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이 올린 사진 한 장에 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 의원, 최근 인스타그램에 지난 7일, 지인들과 와인을 마신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길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축하했다"고 썼는데요.

여기서 길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인 아흔두 살 길원옥 할머니를 말하는 겁니다.

작년엔 이렇게 할머니 모시고 생신을 챙겼는데, 올해는 연락이 닿지 않아 지인들과 그리움을 나눴다는 사연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논란 다 떠나서 이날이 무슨 날이었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정부가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린다고 발표한 바로 그 날이었던 겁니다.

당원권은 정지됐지만, 엄연히 여당 의원인 윤미향 의원, 그래서 의원실도 이날 이런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엄중한 위기상황, 불편하더라도 다 함께 잠시 멈춰야 한다" 이 멈춰서자는 말, 그냥 걷던 길 멈추라는 뜻 아니겠죠?

당연히 각종 모임 자제해달라 이런 걸 텐데, 의원실의 대국민 당부와 그 방 의원의 행동 많이 다르네요.

게다가 잠깐 벗었다고 할 지 모르지만 사진 속에서 마스크, 아무도 안 쓰고 있죠.

민주당, 뜨끔했는지 뒤늦게 모임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소속 의원들의 각종 행사와 모임을 취소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 한 장이 남긴 이야기 '내로남불' 말고 또 있죠.

한 마디로 주인공 없는 생일파티가 웬 말이냐, 이런 비판입니다.

[김미애/국민의힘 의원 : 당사자도 없는 생신 파티에 윤 의원이 와인잔을 들고 있는 모습은 괴이하기만 합니다.]

저희가 길 할머니의 가족, 그러니까 양아들 측과 통화를 해봤더니 "윤 의원으로부터 연락도 없었고, 시국도 이런데 어이가 없다" 이런 반응을 보이긴 하더라고요.

아무튼 뒤늦게 사과하고 사진은 내렸지만, 이래저래 뒷말, 참 많이 남긴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두 번째 브리핑 < '벤츠 탄 노숙인' > 입니다.

경기도 성남에 가면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으로 운영되는데요.

[김하종/신부 '안나의집' 대표 (지난 8일) : 어려운 시기에 가족 버리지 못해요. 오히려 더 많이 도와줘야 해요. (노숙인들이 제) 가족이라서. 누구든지 와서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누구든지…]

지난 토요일 메뉴는 우거지 갈비탕에 김치와 흰밥 그리고 디저트, 초콜릿이었답니다.

파까지 송송 썰어 넣은 갈비탕, 얼마나 고생스럽게 준비했을지가 느껴지는데요.

그런데 이날, 흰색 벤츠 한대가 들어와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내렸고, 이 두 사람 태연하게 노숙인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진을 보니까 모자를 쓴 여성이 보조석 문을 열고 누군가 내리길 기다리고 있는데요.

차량은 오래된 모델이긴 하지만 벤츠 E클라스로 보입니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가 "따님도 계시고 좋은 차고 있으셔서 여기 오시면 안 된다 도시락이 모자란다"고 했지만, 여성은 오히려 신부에게 짜증을 내며 "이분은 저희 어머니고 여긴 공짜밥 주는 곳인데 왜 막냐"고 했답니다.

저희가 확인해 보니 이 여성, 결국 도시락 1인분을 가져갔다고 하더군요.

[김하종/신부 '안나의집' 대표 (지난 3월) : 이렇게 많이 준비했지만 어떤 때는 부족합니다. 도와주지 못해서 죄송스럽고 아프고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예전에 신부님이 하신 말씀인데, 신부님이 죄송할 일은 아니죠.

부족한 도시락을 굳이 챙겨간 '벤츠 모녀' 같은 사람들이 부끄러워야 할 일이겠죠.

다행히도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식소를 돕겠다, 이런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세상이 살 만하다, 이런 걸 느끼게 되는 밤입니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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