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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맛' 시리얼의 탄생…기업 마케팅 바꾼 '소비자의 힘'

입력 2020-06-17 20:40 수정 2020-06-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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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네시아에서만 파는 닭껍질 튀김을 서울에서도 팔게 하고 동영상 댓글로 광고 모델도 바꾸고 소셜미디어로 발랄하게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들한테 기업들도 귀를 기울이고 있지요. 이번엔 무려 16년 만에 소비자들 뜻대로 파맛이 나는 시리얼이 나온다는 소식입니다.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안 미안해 미안 미안해]

오늘(17일) 소셜미디어 실시간 순위에 오른 한 영상입니다.

파맛 시리얼이 너무 늦어서 미안하다는 사과에 16년간 기다렸단 댓글이 이어집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체키/초코맛 제품 : 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 첵스초코의 초콜릿 맛을 더 진하게 만들겠습니다]

[차카/파맛 제품 : 내가 대통령이 되면 첵스초코에 파를 넣을 거야, 나를 뽑아, 알았어?]

2004년 12월 한 시리얼 회사가 초코맛과 파맛을 놓고 소비자 투표를 했습니다.

사실상 초코맛 신제품 홍보였지만, 소비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김병준 (당시 14살 / 파맛에 투표) : 어차피 다 결과는 정해져 있고, 나올 거 그냥 웃기니까? 좀 그랬던 거 같아요. 어차피 안 될 거, 그냥 2번(파맛) 눌렀던 것 같아요]

결국 파맛이 뽑히자 당황한 회사는 현장 투표 등을 추가해 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체키/초코맛 제품 : 감사합니다. 여러분. 여러분 덕분에 초콜릿 맛이 더 강해지고]

[김병준 (당시 14살 / 파맛에 투표) : 역시나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어차피 다 광고 마케팅 역시나]

하지만 소비자들은 유쾌한 놀이를 통해 기업에 맞섰습니다.

'부정선거'와 '시리얼 민주주의' 시리즈를 만들고 파맛 시리얼을 직접 만들어 먹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한 지 무려 16년 만에 실제 제품이 나온 겁니다.

이런 놀이 문화를 기업 마케팅에 발 빠르게 반영하는 최근 분위기도 한몫했습니다.

[김희연/시리얼 업체 차장 : 파맛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것인가 하고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저희도 그런 트렌드를 많이 주시하고 있었고]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이 제품은 이달 말부터 한정 판매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지혜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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