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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맞은 '정운호 게이트'…3인방 균열이 수사 성패 가른다

입력 2016-05-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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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게이트' 핵심 인물로 꼽히는 브로커 이모(56)씨가 체포됨에 따라 답보 상태이던 검찰 수사가 새국면을 맞게 됐다.

이씨는 체포 직전 가족을 통해 자수 의사를 밝혀 사실상 검찰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은 전날 신병을 확보한 이씨의 '입'을 통해 그간 제기됐던 법조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상당부분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가 자신을 방어하기 시작하면 그간 말문을 닫았던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이번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냐고 보는 것이다.

이씨 체포를 발판 삼아 상호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이들 3인의 '균열'을 노리겠다는 게 검찰 전략이다.

검찰이 가장 기대하는 대목은 이씨의 고교 선배인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와의 돈거래다.

홍 변호사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과 경찰 수사를 받던 정 대표 사건 변호를 맡아 두 번이나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냈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게 홍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이었다. 일부에선 홍 변호사가 최소 6억원 이상의 수임료를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그러나 수임료로 받은 돈은 1억5000만원 뿐이라는 입장이다. 홍 변호사는 지난 9일 뉴시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도 이런 입장을 고수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검찰은 그간 수감 중인 정 대표를 여러차례 불러 조사했지만 진술이 나오지 않아 수사는 진척을 보지 못했다.

검찰은 이제부턴 정 대표가 아니라 이씨를 통해 그 실체를 가릴 계획이다. 이씨는 홍 변호사가 정 대표 사건을 수임하는 과정에 개입했고 거액의 수고비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씨가 홍 변호사와의 돈거래 내역을 공개하면 정 대표 사건 수임료 규모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씨가 홍 변호사에게 소개해 준 사건이 더 있는지도 따져볼 작정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부동산 관련업체인 A사를 실질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조사 중인데, 뜻밖의 돈이 유입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가 A사에 유입된 돈의 정체를 풀 단서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수임료로 받은 돈을 신고하지 않고 A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검찰은 돈거래 규모를 파악하는 동시에 사용처도 함께 따질 계획이다. 홍 변호사와 정 대표, 이씨가 서로 주고 받은 돈에 대가성이 있는지 등 성격 규명을 하겠다는 것이다.

돈거래 규모와 용처가 파악되면 검찰 수사는 본격적으로 법조계 구명로비 실체를 따지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최유정(46) 변호사 사건도 이씨를 통해 일부 수사 진척이 예상된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 도박 사건의 원래 변호사이자 네이처리퍼블릭 자문 역할을 하던 홍 변호사를 밀어내고 항소심 변론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는 자신에게 변론을 맡겨달라고 정 대표를 설득했을 것이고, 폭행 사건이 벌어져 사이가 틀어진 이후엔 정 대표가 이씨 등에게 관련 내용을 털어놨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 밖에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여러건의 사건을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브로커 이모(44)씨 검거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잠적한 이씨는 평소 자신을 최 변호사의 사실혼 배우자라고 말하고 다녔던 인물이다.

최 변호사는 현재 검찰에서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실을 규명할 '대안'으로 이씨가 꼽히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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