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보고서
2012년 23조원→2021년 180조원
전세대출 가구 비중 5.6%→12.2%
"매매·전세비율 일정수준 이상 땐
전세대출 제한 등 제도정비 필요"
〈자료사진=연합뉴스〉전세자금대출이 서민의 주거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전셋값은 물론 부동산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며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0일 발표한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2012년 23조원이었으나 2016년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 지난해 말 180조원까지 증가했습니다.
2008년 도입한 후 전세자금대출은 2013년 박근혜정부 들어 SGI서울보증 전세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2015년 5억원으로 각각 높아지는 등 지원이 늘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가구 비중은 2013년 5.6%에서 지난해 12.2%로 증가했습니다.
연구소는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쉬워졌으나 그만큼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도 덩달아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주택 전세가격은 9.4% 오르며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수도권은 최근 2년간 20% 내외로 증가 폭이 더 컸습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입니다.
연구소는 또 전세자금대출이 갭투자에 활용되면서 집값을 밀어 올렸다고 짚었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은 서울보증보험에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택 구매자는 세입자가 대출로 마련한 전세보증금을 끼고 차입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연구소는 "고가주택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제한 효과를 상쇄해 매매수요가 지속하도록 일부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세자금대출로 인한 과도한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전했습니다.
연구소는 주택가격이 떨어질 때 전세보증금 손실을 막기 위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이 70~80% 수준이면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전세자금대출도 대출자의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한도를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