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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한 '정운호 브로커'…오랜 도주에 심경 변화한 듯

입력 2016-05-21 15:11

검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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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적극 협조 기대"

자수한 '정운호 브로커'…오랜 도주에 심경 변화한 듯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장기간 도피 행각을 벌여 검찰을 곤란에 빠트렸던 법조브로커 이모(56)씨는 평소 주변에 화려한 인맥을 자랑했다.

특히 이번 파문이 불거진 이후 법조계와 정·관계를 상대로 마당발 로비를 한 정황이 드러나 사실상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건의 '키 맨(key man)'으로 꼽혔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감 중인 정 대표 구명을 위해 법조계 로비를 한 인물로 파악된다.

이런 이유로 검찰은 사건 초기부터 이씨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씨는 그러나 일찌감치 수사망을 피해 도피생활을 해왔다.

검찰은 그간 이씨를 검거하기 위해 전담팀까지 꾸렸으나 신병확보를 못했다. 검찰은 이씨를 붙잡기 위해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경찰에 검거 협조 요청까지 했다.

상황을 바꾼 건 이씨 가족들이었다. 여동생 등이 자수를 권유했고 결국 이씨는 심경변화를 일으켜 검찰에 이런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씨는 유명 가수 A씨 동생에게 지난해 12월 사기 혐의로 피소된 직후 주거지를 옮기고 잠적했다. 애초 자수를 고려했던 이씨는 정 대표 사건이 불거지자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잠적이 길어지자 법조계에선 이씨가 구축한 인맥들이 도피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과거 인연이 있는 한 폭력 조직이 전국을 떠도는 이씨를 몰래 돕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씨 인맥은 폭력 조직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여년 간 8개에 달하는 회사 대표나 회장 직을 맡아 대외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지난해 3~6월 한 언론사가 주최한 최고경영자 과정에도 참여했다.

당시 최고경영자 과정엔 정 대표 사건을 맡았던 S부장판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씨 주변 사람들은 그가 평소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현직 부장검사 이름을 거명하며 친분을 과시했다는 증언도 하고 있다.

이씨는 과거 여동생이 운영하던 서울 청담동 한식집에서 법조계 인사들과 주로 어울렸다. 정 대표 도박 사건 변론을 맡았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와도 이 식당에서 만난 사실이 있다.

이씨는 특히 고등학교 선배인 홍 변호사와는 서울 곳곳에서 법조계 인사들과 수시로 모임을 가지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 구명을 위한 이씨의 전방위 로비에는 이런 인맥이 동원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씨는 지난해 12월 정 대표 항소심 재판부가 배당되던 날 담당 부장판사와 저녁식사를 했다.

당시 부장판사는 자신에게 정 대표 사건이 배당된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고, 본인조차 모르는 사건 배당을 이씨가 어떻게 알아냈는지를 두고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상가 매장 진출 과정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씨는 로비자금으로 정 대표에게 9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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