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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치매노인 풍산개가 체온유지 '극적 구조'

입력 2012-01-15 15:05 수정 2012-01-1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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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치매노인 풍산개가 체온유지 '극적 구조'


영하 10도의 한파가 몰아친 강릉의 한 야산에서 치매증세로 길을 잃은 80대 노인이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뒤따라나선 풍산개의 도움으로 체온을 유지,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 강릉경찰서는 지난 12일 오후 9시20분께 강릉시 청량동의 집을 나섰다가 미귀가 신고된 이모(85) 할아버지를 집에서 300m 떨어진 야산에서 발견, 구조했다고 15일 밝혔다.

평소 치매 증세가 심한 이 할아버지가 집을 나선 것은 지난 12일 오후 4시께.

이 할아버지의 집에서 어미 풍산개와 함께 기르던 생후 2개월 된 강아지가 이날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집을 나섰다.

저녁 무렵이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할머니는 오후 6시께 시내에 사는 아들(60)을 통해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 할아버지의 가족과 함께 집 인근을 2시간가량 수색했으나 종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날은 어두워져 체감기온은 영하 10도 이하로 뚝 떨어지고 있었다.

다급해진 경찰은 인근 야산으로 수색 범위를 넓힌 끝에 집에서 300여m 떨어진 야산 능선에서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당시 생후 2개월 된 흰색 풍산개가 저체온증으로 서서히 의식을 잃어가던 이 할아버지의 곁에서 몸을 녹여주고 있었다. 이 모습을 목격한 경찰과 가족들은 모두 놀랐다.

구조 직후 이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뒤 다음날인 13일 오전 평소와 같은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한 경찰관은 "당시 강릉지역은 건강한 사람도 방한복을 착용하지 않고는 10여분을 서 있을 수 없을 만큼 몹시 추웠다"며 "할아버지는 모자와 장갑도 착용하지 않은 일상복 차림이었는데, 조금만 늦어졌다면 큰 변을 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의 아들은 "생후 2개월 된 강아지가 아버님의 배 위에 앉아 체온을 유지해 준 덕에 생존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 생명의 은인으로 알고 평생 한 가족처럼 지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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