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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확보 노력 않고 거리두기만 강화? 방역 책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

입력 2020-12-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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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출연

"국내 중환자 병상 중 정부가 코로나19 치료 위해 확보한 병상은 2~3% 불과"
"지난 2월, 대구 신천지발 대유행 당시에도 대구 지역 내 중환자 병상 절반 비어"
"정부 병상 동원 체계 없어 치료 체계 실패…지금도 마찬가지"

"관련법상 정부가 병상 동원할 권한 있지만 노력 않는 것"
정부, 병원들 병상 확보 어렵다는 이유 따져보니
"하나하나 따져보면 진짜 이유라기 보단 핑계에 가까워"
"정부가 병상을 확보하기 어려워하는 것, 병원들과 갈등을 빚기 싫어하는 것을 '병상이 부족하다'는 말로 핑계 대는 셈"

"병상 확보의 책임은 정부…환자 급증시 이를 사회적 거리두기로만 해결하려고 해"
"정부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방역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전가…그 피해가 소상공인과 비정규직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상황"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어느덧 12월이 됐습니다. 12월의 첫날 코로나 19의 신규 확진자 수 451명, 사흘 연속으로 오백 명 대를 기록했었던 지난주보다야 소폭 상황이 조금 나아졌나 싶다가도, 또 이제 하루 4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걸 따져보면 어느새, 엿새 째 연속으로 400명 넘는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결코 위기감이 줄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죠.

오늘부터 수도권에서는 2단계+a 그러니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됐습니다.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산할지 아니면 여기서 조금 낮아져서 이제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억제가 될 수 있을지, 이번 한 주가 3차 유행의 추세를 결정하게 될 중요한 시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늘 소셜라이브에선 국내 코로나19 상황 점검해보겠습니다.

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윤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상욱 앵커: 오늘 앞서 설명드린대로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450명을 넘었습니다. 이제 사흘 연속으로 400명대였고 지난주에는 500명대였고.

오늘로 이제 수도권에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된 게 11월 24일이니까 딱 일주일이 된 그런 날인데 방역당국이 이제 이런 이야기도 했었죠.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김윤 교수: 말씀하신대로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한 지 한 이제 일주일 쯤 되는 상황이고. 지난 3일간 확진자 수가 400명 대로 낮아졌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이제 월, 화, 수 이런 정도 이번 주 전반부 상황을 지켜봐야 확실히 거리두기의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오늘부터 수도권에서는 강화된 2단계, 2단계+a단계라는 것이 도입되는데 이에 대한 방역 당국의 설명을 듣고 나서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권준욱 /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 (1일, 정례브리핑)]
오늘(12월 1일), 즉 12월 1일 0시부터 수도권의 방역조치 강화 그리고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 상향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강화된 방역조치 내용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사우나, 한증막 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격렬한 GX류 실내체육시설은 집합금지, 학원, 교습소,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관악기 및 노래교습의 금지, 아파트, 공동주택단지 내의 헬스장, 사우나, 카페, 독서실 등 복합편의시설의 운영 중단 등이 있습니다.
또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 호텔,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도 모두 금지되며, 수도권 주민들께서는 모든 모임, 약속을 자제할 것과 특별히 10인 이상이 모이는 사적 모임도 취소하시도록 강력하게 권고 드립니다.

◆박상욱 앵커: 네, 권준욱 제2부본부장의 말 듣고 오셨는데요.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면 기존 2단계 조치에 추가로 줌바나 에어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시설, 사우나 같은 복합편의시설 등이 추가로 운영이 중단된 겁니다. 일부 시장에 대해서 추가로 강화가 된 건데,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김윤 교수: 앞서 말씀드린 대로 2단계 효과가 나타나는 징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효과를 확실히 확인한 다음에 단계 조정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이제까지 집단감염이 주로 발생했던 그런 시설, 격렬한 운동을 하는 시설이나 사우나 같은 시설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사실 이런 시설들은 이전에 중점관리시설로 분류됐어야 하는 시설들이 일반관리시설로 분류되면서 사실 방역에 약간은 허점이 생겼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박상욱 앵커: 네, 그런데 또 이제 지난달 초에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하면서 그런 밝혔던 기준들을 살펴보면 이미 2.5단계로 올려도 되는 충분한 상황 아니냐는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요.

지금 조금 전에도 설명 드렸습니다만, 2단계+a라고 하면, 이게 2단계도 아니고, 2.5단계도 아니고.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예전에는 저희 언론에서 1.5단계라는 말을 붙여서 이야기를 했었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이걸 5단계로 세분화한 건데, 여기에서 또 이제 강화된 2단계다, 2단계+a다… 이러면 지금 있는 이 5단계 체계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나오거든요?

▶김윤 교수: 코로나19라고 하는 게 새로운 감염병이고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코로나 방역을 하는 게 해보지 않은 일이라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점차적으로 진화해나가고 발전시켜나가는 게 과제일 것 같고요.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면 우리가 기계적으로 확진자 수만을 적용해서 단계를 기계적으로 상향하거나 격하시키는 것보다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단계를 조정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방역당국이 책임지는 게 더 바람직한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상욱 앵커: 저희가 거리두기 단계별 전환 기준을 CG로 준비했었는데 몇 가지 부분 직접 짚어보면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현재 2단계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2.5단계 같은 경우엔 전국에서 400에서 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증가가 일어났을 때 2.5단계로 전환을 하는 기준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엿새째 연속해서 4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왔으니까 2.5단계가 충족된 것이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고 조금 전에 설명 드렸던 것이고요.

3단계 같은 경우엔 전국에서 800에서 천 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가 일어났을 때가 이 전환의 기준입니다.

강화된 +a이런 기준을 놓고 정부가 어떻게 보면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못하는 게 아니냐, 실질적으로 이렇게 단계가 갖는 의미가 방역적인 의미도 있지만 대국민 메시지도 갖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윤 교수: 코로나19라고 하는 초유의 상황,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방법으로 풀 수 있으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라도 복잡하게 풀어내면 차선이라고 생각하고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접근해서 이게 오히려 방역에 실패하면 그건 더 나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방법, 명확한 메시지로 정부가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현재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의 불확실성과 우리가 모르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좀 복잡하지만 방역을 성공적으로 하는 게, 그러니까 확진자의 숫자를 줄이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현재 시각 오후 7시 30분 막 지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께서 의견과 질문 보내주시고 계십니다. 한 번 살펴보고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스북에서 ID 긍정긍정 님, ‘코로나19 조심하세요, 국민 모두들 함께 방역을 해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김경모 님 ‘코로나 바이러스 계속 유행하면 마스크 쓰고 다녀야 하나요? 빨리 종식되어야 할 텐데, 정말 걱정입니다ㅠㅠ’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 ID 코나 님께서 ‘코로나19 3차 유행이 되지 않으려면 마스크 잘 쓰기, 그리고 정부가 당부하는 것들을 국민들이 잘 지켜야 합니다, 만약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3차 유행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견도 주셨습니다. love2HG 님 ‘코로나 지겨워 죽겠다 정말, 지긋지긋해요. 왜 경각심은 갈수록 없는지...’

그런가하면 이런 질문도 있었거든요. ‘교수님 밤 9시에 식당 닫는 거 효과 있나요? 일이 듣게 끝나서 밤에 밥 먹기가 너무 고달픕니다.’

▶김윤 교수: 아무래도 이제 접촉을 줄이는 게 코로나19의 감염을 줄이는 기본적인 전략이기 때문에, 밤 9시 이후에 문을 닫으면 아무래도 사람들 간의 접촉이 9시 이후에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만 의존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정부가 예를 들면 집단 감염이 여러 곳에서 발생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해결하는 게 맞지만, 한 곳에서 50명, 100명, 150명의 대량 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정부의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국민들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 감염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그게 대량 감염으로 발생하지 않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이고 효과적인 방역 지침을 만들도록 정부도 노력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지금 이제 저희가 주로 이야기 나눴었던 건 수도권 중심으로 한 강화된 2단계였고요. 그런데 지금 보면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전국의 개별 시군으로 따져보면 2단계인 곳보다 1.5단계인 곳이 아직 많잖아요? 그렇다보니까 수도권을 2.5단계로 올리는 것은 아니더라도 전국 단위로 조금 더 높여야 되는 거 아니냐, 2단계 정도로 맞춰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런 목소리도 나오는데...

▶김윤 교수: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격상하는 것은 확진자 수를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사실 사회 경제적인 피해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지금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긴 하지만 인구 당 확진자 수로 따져보면 수도권이 지방의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현재도 그런 수준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수도권은 2단계, 지역은 1.5단계 수준을 유지하는 게 현재 상황에서 적절한 단계 수준인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이런 와중에 오늘 부산시 같은 경우에는… 수능이 코앞입니다. 전 국민이 정말 마음 졸이면서 출근도 늦추고 비행기는 이착륙도 멈추는 그런 수능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그런 방역 대책, 거리두기를 취하고 있는데 이 같은 조치는 그럼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윤 교수: 수능 때문에 부산시가 방역 조치를 강화한 그런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코로나19가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지금 발생하는 환자는 대부분 일주일 이전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당장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높이고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고 해서 수능 시기에 확진자 수를 줄이는 데는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상욱 앵커: 만약에 수능을 타깃으로 한 것이었다면 조금 더 일찍...

▶김윤 교수: 일찍 했었어야 되는 거죠.

◆박상욱 앵커: 알겠습니다. 또 이제 거리두기 수준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앞으로 1~2주 사이에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요?

▶김윤 교수: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주 전반부의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방역당국에서 얘기한 700~1000명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한 것은 지난주 확진자의 증가세를 바탕으로 예측한 것이어서 지난주부터 이번 주 초까지 확진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그 상황을 반영하면 조금 더 낙관적인 예측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이번 주 상황을 지켜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 와중에도 정은경 청장 같은 경우에는, 물론 보수적으로 말씀하셨겠지만, 하루에 천 명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의 배경은 뭐가 있을까요?

▶김윤 교수: 지난주의 확진자 수를 기반으로 산출해낸 감염재생산지수라고 하는 게 1.4정도의 값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니까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1.4명을 감염시키는 거죠.

그 숫자가 유지된다면 다음 달에 700명~1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지난 주말부터 증가세가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그 숫자를 반영하면 감염재생산지수의 값도 더 낮아질 수는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참, 뭐랄까요. 확진자 수가 500명대는 아니지만 사실 이게 안심할 숫자는 결코 아니다 보니까 이런 추세가 계속되다보면 항상 우려 나오는 게 있습니다. 바로 이제 병상, 중환자실 병상 부족 문제인데...

부산시가 사실, 3단계에 준하는 방역을 하겠다는 것이 수능도 수능이지만 병상 부족 문제를 또 이유로 들기도 했었거든요? 이런 상황이 부산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좀 어떨 것 같습니까?

▶김윤 교수: 그렇습니다. 정부가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다, 부족하다는 얘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데, 사실 병상이 부족한 게 아니고 정부가 코로나 19 환자를 위해서 확보한 병상이 부족한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중환자 병상이 한 만 개 쯤 됩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확보한 병상의 수는 170개? 그러니까 전체 병상의 한 2%~3%정도를 정부가 확보해놓고 코로나 환자 진료에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병상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좀 더 해야 하고 병원들은 병상을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 환자 진료에 내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상욱 앵커: 네, 지금 이제 사실 저희가 아무래도 병실 부족을 겪었었기 때문에 우려가 되는 부분들이 있는 건데, 당시에 이제 대구지역 같은 경우는 그럼 병상가동률이나 현황들이 그럼 좀 어땠었던 건가요?

 ▶김윤 교수: 그러니까 2월 말에 코로나 19환자가 5천 명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구의 권영진 시장께서 대구지역의 병상이 부족하니 다른 지역에서 좀 도와 달라, 대구지역의 코로나19환자들을 좀 받아달라, 이렇게 얘기했을 때 대구지역에 있는 병원 병상의 중환자 병상은 한 절반가량이 비어 있었고요. 일반 병상은 4개 중에 3개가 비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 지역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진료하기 꺼려하면서 그 환자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겉으로는 대구 지역에 병상이 없다고 했지만, 사실 대구에 있는 병원들이 코로나 환자를 진료 안 해줬던 거고. 정부는 그렇게 코로나 환자를 기피하는 병원들을 강제하거나 동원하지 못했던 거죠.

결국은 정부에 병상 동원 체계가 없었고 그 치료 체계의 실패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 벌어졌던 것과 현재의 시스템이 별로 근본적으로 달라진 게 없어서

◆박상욱 앵커: 지난 2월하고 지금하고?

▶김윤 교수: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대구처럼 어느 지역에서 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면 똑같은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병상은 비어 있는데 환자는 갈 곳이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죠.

◆박상욱 앵커: 네, 이게 참. 앞서서 설명해주신대로 2월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정부가 항상 했던 말이 병상을 확보하겠다, 이런 얘기들이었는데. 이런 확보를 할 수 있는 어떤, (정부가) 확보하겠다고 했을 때 바로 생기거나 그러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인가요, 어떤가요?

▶김윤 교수: 정부도 그렇고 병원들도 그렇고, 코로나 환자 진료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유를 여러 가지를 얘기하는데요. 사실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게 진짜 이유라기 보단 핑계에 가깝습니다.

첫 번째는 뭐라고 이야기 하냐면, 중환자가 입원해있는데, 환자를 어떻게 쫓아내냐,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보통 중환자들이 입원하는 기간이 한 5일 정도입니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매일 전체 중환자의 20%가 빈다는 얘기죠.

제가 우리나라 중환자실이 만 개라고 말씀드렸는데 매일 2000개씩 병상이 빕니다. 그런데 병상이 없다고 하는 게 이상한 거죠.

두 번째는 응급환자를 진료해야 하는데, 병상이 부족하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전체 중환자실 만 개 중에서 응급환자가 쓰는 병상은 오천 개 밖에 안 됩니다.

또 코로나 환자를 위해서 부족한 중환자 병상을 어떻게 비워놓느냐고 하는데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해서 중환자로 발전하는 데는 한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오늘 환자가 100명이 생기면 그 중에 2명이 중환자로 가니 그 두 명을 5일 이후에 보낼 병상을 확보하면 되고, 그럼 코로나 환자를 진료해야 될 병원이 오늘 또는 5일 이후에 예정된 비응급 환자의 수술이나 입원을 연기하면 되는 거거든요?

◆박상욱 앵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법정 감염병인데요, 그러다보니까 지정된 병원들, 지정된 병실 이런 것들이 있는데 유동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거 아닌가요?

▶김윤 교수: 소수의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이라고 하는 별도의 병상에서 치료해야 하지만, 이게 대량으로 환자가 발생하면 중환자 병동 하나를 비워서 쓰면 그 병동 전체가 음압격리병실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비상시이기 때문에 코로나 환자를 도는 병원도 국가가 지정해서 동원할 수 있고, 쓰는 병실도 그냥 음압격리병실이 아닌 병동단위로 지정해서 확보하는 게 가능하고 그렇게 외국도, 다 그렇게 합니다.

◆박상욱 앵커: 지금 저희가 그래픽으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해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시도지사, 질병관리청장, 시장, 군수, 구청장, 보건복지부장관 이렇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필요한 의료관계요원을 동원하고 또 병상이나 연수원이나 숙박시설 등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는 그래픽을 함께 보고 계시는데요, 이렇게 동원이 가능한 거면 우려를 안 해도 되는 거 아니냐 반대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윤 교수: 네, 그러니까 이 법으로 병상과 인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은 국민들이 보건복지부, 방역당국한테 병상과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거든요.

그런데 보건복지부와 방역당국이 이 권한을 지금 행사하지 않고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환자가 많이 생기면 병상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피해와 책임은 국민들에게 있고 병상을 확보해야 할 책임은 정부한테 있는데, 정부는 병상을 확보하지 않고 환자가 늘어나면 그 문제를 사회적 거리두기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책임은 다하지 않고 방역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전가하고 그 피해가 소상공인과 비정규직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인 거죠.

◆박상욱 앵커: 지금 유튜브에서 Miss마플 님께서 ‘서울은 아직까지 그럼 병상이 여유 있는 건가요?’이런 질문 주셨습니다.

▶김윤 교수: 서울도 병상이 불과 몇 개밖에 남지 않았고요. 이미 지난주에 500~400명대 환자가 전국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그 환자 중에 2~3%정도는 중환자로 전환이 돼서 이미 있는 병상은 그 환자들로 다 소진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이미 병상 부족이 예견된 상황인 것이죠.

◆박상욱 앵커: 그럼 서울 같은 경우도 유동적으로 확보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김윤 교수: 네, 맞습니다.

◆박상욱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코로나) 병상이 여유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중증 환자를 위한 그리고 감염병 환자를 위한 병상 자체는 부족하나 중환자 전체를 놨을 때 병상은 여유가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걸로…

▶김윤 교수: 네, 그러니까 외국의 예를 들면 프랑스 같은 경우는 전체 중환자실 병상의 90%를 코로나 환자를 진료하는 데 썼었고요. 민간 병원이 많은 미국도 뉴욕 같은 경우에 한참 환자가 많을 때는 민간병원, 공공병원 할 것 없이 전체를 통틀어서 중환자실의 70%까지를 코로나 환자 진료에 썼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2~3%를 확보해놓고 병상이 부족하다는 걸 계속 이야기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병상이 실제로 부족한 게 아니라 정부가 병상을 확보하기 어려워하는 것. 병원들과 갈등을 빚기 싫어하는 것을 병상이 부족하다는 말로 핑계를 대고 있는 거죠.

◆박상욱 앵커: 알겠습니다. 또 이렇게 치료 시설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이슈가 최근 들어서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제 자가치료인데 이번엔 정은경 청장의 발언을 듣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 (어제, 정례브리핑)]
자가 치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데는 주로 소아 감염자에서의 요구가 관련 학회에서부터 계속 있어 왔습니다. 특히, 12세 이하 어린이 같은 경우는 혼자 생활치료센터나 전담병원을 들어가서 격리가 되기 어렵기 때문에 안전하게 부모 중에 1명이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면서 모니터링하면 좋겠다...(중략)... 그런 요구도 있고,
특히 젊은 층 성인인 경우에는 중증화될 위험이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격리를 자가에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 라는 지적이 있어서 저희가 계속 지침에 대한 것들은 마련을 해오고 있고요. 만약에 적용을 한다고 하면 그런 소아나 이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경우부터 먼저 적용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정 청장의 발언 듣고 오셨는데요. 자가 치료, 그러니까 집에서 요양한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김윤 교수: 네, 그렇습니다. 코로나 환자의 85% 정도는 경증 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 봄과 여름에는 그런 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했었죠.

그런데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하는 대신 집에서 치료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환자가 굉장히 많이 생겨서 생활치료센터로 감당할 수 없을 상황에 이르렀을 때 가능한 대안이지 생활치료센터보다 집에 있는 게 더 낫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환자가 500명대로 많긴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상황에 비교해보면 몇십 분의 일, 백분의 일 정도밖에 안 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자가치료 이야기를 꺼내는 게 적절한 건지라는 생각이 들고.

또 자가치료 얘기를 하면서 중환자 병상 부족 얘기를 같이 연결시켜서 하는데, 이건 경증 환자를 위한 대안이지 중환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생활치료센터에 기존에 가던 환자가 집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중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병원에서 늘어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죠.

◆박상욱 앵커: 네, 그렇죠. 중환자가 집에서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한 편 이런 이야기 들으면서 좀 걱정이 됐었던 게, 만약에 저 같은 경우는 집에 가면 아기들도 있고 식구들도 있는데 제가 자가 치료를 받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고 하면 그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김윤 교수: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거죠. 가족들도 감염의 위험이 생기게 되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모든 경증 환자가 다 자가 치료를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집에서 적절하게 격리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고 또 집에 고위험군이 없을 때, 예를 들면 나이든 부모님이나 어린 아이나 이런 게 없는 상황에서만 가능한 대단히 제한적이고 대단이 보완적인 방법이죠.

먼저 우리가 자가 치료시설, 생활치료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도 한계에 도달했을 때. 그 다음에 쓸 수 있는 차선책인 것이지, 이걸 마치 최선책인 것처럼 이야기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이제 어느덧 12월이 됐는데, 올해는 참 이 코로나19가 모든 이슈를 잡아먹는, 국민들이 모두 코로나19에 힘들어지는 그런 해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특히나 힘드신 분들이 계시죠. 역학조사관분들의 피로도가 굉장히 높아진다고 하는데, 최근에 서울대 유명순 교수 팀이 이제 역학조사관 분들을 인터뷰 했는데 그 결과 ‘80%가 지금 번아웃 상태다.’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김윤 교수: 네, 적은 수의 역학조사관이 계속해서 오랫동안 많은 코로나 환자를 역학조사 하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고요. 이것 역시 정부가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을 안 한 것처럼 일선의 방역 인력, 역학조사관을 충원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고.

올 겨울에 상당기간 3차 유행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일선의 방역 인력, 역학조사관을 정부가 충원해주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또 이제 사태가, 코로나 국면이 길어지다 보니까 이런 의견들도 나옵니다. 신속항원검사,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보자. 실제로 슬로바키아에서는, 또 여기서 쓰는 키트가 한국산 키트다보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해서 좀 효과를 보자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윤 교수: 신속항원검사는 장점은 검사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걸 최종 진단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일종의 선별 조사도구로 사용해야 되는 데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예를 들어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같은 곳에서 열 나는 노인 분들이 계시면 빨리 검사를 해서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그분을 격리하고 다른 분에게 감염시키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하는 데엔 쓰일 수 있지만 음성으로 나왔다고 해서 코로나 환자가 아니라고 확신을 할 수는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쓰는 것 같은 방법보다는 일부 빨리 검사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끝으로, 이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찾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신데 우리 수험생 친구들 그리고 그 가족들, 주변 사람들이 이것만큼은 꼭 염두하고 기억하고, 지켜야 할 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윤 교수: 지금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수험생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최대한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는 게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을 낮추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혹시 코로나19가 굉장히 걱정되시더라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꽤 생기고 있지만 인구당으로 따져보면 15만 당 한 명 정도 밖에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에 비해서는 훨씬 더 적은 환자가 생기고 있고 그 수능을 보면서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을 따지면 수십만 분의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마스크 쓰고 환기하고 거리두면 그보다 더 낮아지고요. 그래서 코로나19를 최대한 조심해야하지만 너무 걱정하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상욱 앵커: 네, 지금까지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윤 교수: 네, 감사합니다.

(박상욱 기자, 이화원 인턴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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