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나치 수용소를 찾아 고개를 숙였었는데요, 이번엔 대통령이 과거 나치가 집단 학살을 벌인 프랑스 마을을 찾아 사과했습니다.
이상언 특파원입니다.
[기자]
독일의 요하임 가우크 대통령과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88세 프랑스 노인과 함께 손을 잡고 폐허로 변한 교회를 둘러봅니다.
이곳은 69년 전 독일 나치 친위 부대가 프랑스인 642명을 학살한 비극적 역사의 현장. 두 대통령과 교회를 둘러본 노인은 당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단 6명의 생존자 중 한 명입니다.
가우크 대통령은 그를 끌어안고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현직 독일 대통령으론 처음 이곳을 찾은 그의 사과에 프랑스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로 화답했습니다.
[요하임 가우크/독일 대통령 : 이 곳에서 독일군 범죄가 저질러졌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이 곳은 모든 독일인에게 큰 아픔의 현장입니다.]
[프랑수아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독일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역사적 도전 속에서 이뤄진 모범 사례로 두 나라의 우정을 확인시켜주는 일입니다.]
두 정상은 힘찬 포옹으로 우의를 표현했습니다.
독일군이 주민들을 교회와 헛간에 가두고 불을 질러 살해한 이 오라두르쉬르글란 마을 학살은 일제가 벌인 한국의 제암리 교회 학살과 꼭 닮은꼴입니다.
국가 지도자들이 기회가 날 때마다 전쟁 범죄 피해국에 사죄의 뜻을 밝히고, 전범을 끝까지 추적해 법정에 세우는 독일. 일본과는 너무 다른 행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