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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만 보다 한우에 뒤통수…구제역 방역 허점

입력 2017-02-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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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만 보다 한우에 뒤통수…구제역 방역 허점


충북 가축 전염병 방역 당국이 젖소 구제역에만 몰두하다 한우에 뒤통수를 맞았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 농장에서 O형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1.3㎞ 떨어진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이 또 발생했다.

젖소 구제역이 터지면서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 한·육우 농가 9곳 항체 형성률 조사를 벌이는 한편 반경 3㎞ 내에 있는 젖소 농가 11곳의 항체 형성률도 조사했다.

500m 이내 한·육우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54.4%였고, 3㎞ 이내 젖소 농가의 평균 항체 형성률은 평균 73%였다.

방역 당국이 한·육우 농장보다 젖소 농장 조사와 관리에 치중한 것은 젖소가 더 불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축이 잦은 한·육우는 도축 전 반드시 항체 형성률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젖소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산유량 저하의 의식한 젖소 농장주의 백신 접종 기피 경향도 방역 당국의 걱정을 키웠다. 실제로 도내 최초 구제역 발생 젖소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19%에 불과했다.

한·육우나 돼지는 도축장 항체 형성률 검사에서 기준치를 넘지 못하면 당국의 전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충북 지역 돼지 사육 농가 5곳이 이 조사에서 적발돼 과태료를 물기도 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초 구제역 발생 농장 3㎞ 이내 농장 항체 형성률 일제 조사를 하면서 한·육우 농장은 제외했다. 구제역이 추가 발생한 한우 농장 역시 검사 대상에서 빠졌다.

오는 16일까지 도내 전역을 대상으로 추진할 항체 형성률 조사 역시 젖소 농장만 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이 밝힌 충북 지역 우제류 구제역 항체 형성률은 97%에 이른다.

보은 구제역 한우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100%였다. 지난 1월 일제 조사 때 나온 결과인데, 해당 농장의 한우 151마리 중 1마리만 검사한 결과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역시 "1마리를 검사한 결과여서 신뢰할 만한 항체 형성률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젖소 농장 항체 형성률 전수 조사는 정부 지침과는 관계없이 자체 특수시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젖소가 한·육우보다 상대적으로 구제역에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젖소 농장은 330여곳뿐이지만 한·육우 농장은 6000여곳에 달하고 돼지 농장은 더 많아 부족한 가축방역관을 보내 검사할 여력이 없다"면서 "한·육우는 샘플링 조사로 항체 형성률을 파악하고 돼지는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재 충북 지역 우제류 가축 사육 규모는 한·육우 6998농가 20만8474마리, 젖소 338농가 2만2862마리, 돼지 387농가 62만956마리, 염소 1436농가 3만8931마리 등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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