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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블랙리스트 최종 지시자 '대통령' 큰 그림 완성

입력 2017-01-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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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검팀은 오늘(17일)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지시 정황과 물증이 있었는지 계속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블랙리스트 수사 역시 뇌물죄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이라는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김준 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이번 국정개입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중요한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특검이 오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불렀다는 건 어느 정도 그림이 완성됐다, 이렇게 봐도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선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그리고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을 앞서 특검이 구속했습니다. 김상률 전 교문수석 같은 경우 일단 구속이 되진 않았는데요.

이 세 사람은 사실상 실무자 내지는 집행자로서의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역할을 한 거고,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이 중간 지시자로 역할을 했다고 특검은 보고 있습니다.

김기춘 전 실장의 경우 좀 더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왔긴 하지만, 그 위에 최종 지시자인 박 대통령이 있다, 이런 그림을 특검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아직 특검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거나,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개입 정황이 있다, 그걸 잡았다, 이런 얘기인가요?

[기자]

특검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이 있는데요.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을 비롯해 여러 문화체육 관계자들을 잇따라 특검에 나와 조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장관, 나아가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인한거고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비롯해 두 사람의 자택에서 압수한 물건, 그리고 문체부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디지털 증거 등이 있기 때문에 특검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두 사람 다 지금까지는 완전히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인데, 진술을 끌어내기가 쉬울까요?

[기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긴 하는데요. 그전하고 조금 다른 상황인 것이, 두 사람 모두 궁지에 몰렸기 때문에 그동안처럼 완전히 부인하는 태도를 유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이들의 증거인멸 정황도 특검이 포착한 상태입니다.

특히 다른 관계자들이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중간지시자로 지목한 상황에서 대통령 개입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본인들이 최종 결정권자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게 조금 아까 김준 기자가 얘기한, 두 사람이 궁지에 몰린 상황입니까? 각종 정황 증거가 다 나오고 있고, 끝까지 부인하면 당신들이 다 책임져야 한다라는 얘기들이 나올 테니까… 글쎄요, 그건 좀 더 두고보도록 하죠. 그것 때문에 예를 들어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떠넘길 수 있는지, 두 사람의 여태까지 상황으로 봐서… 그건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모두 법률 전문가잖아요. 특검도 필요한 진술을 확보하는 데 그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김 전 실장의 경우 특히 검사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운 자리들을 다 누렸고요. 특히 수사에 대해선 아주 빠삭하다고 볼 수 있겠죠.

두 사람이 모두 전략적으로 나올 거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조 장관의 진술을 살펴보면, 그동안 블랙리스트를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었다가 특검에서 위증혐의로 특조위에 고발 요청을 한 이후 입장을 좀 바꿨습니다.

"해당 문건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라며, 조심스럽지만 어느 정도 블랙리스트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법률적으로 그리고 전략적으로 봤을 때 본인이 입을 피해, 책임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특검은 두 사람이 진술을 어느 정도 거부하거나 부인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기존에 확보한 진술과 증거들을 통해 이런 전략을 돌파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특검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 두 사람이 끝까지 부인한다 하더라도 이미 취합된 증거들로 돌파해낼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죠? 그런데 일각에선 블랙리스트 수사가 그냥 두 사람 선에서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것 같은데 특검에서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지금 이 위치에서 꼬리를 자르긴 좀 어려워보이는데요. 이유를 살펴보면, 저희가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대화 내용을 보도해드린 바 있는데, '빨갱이'라는 말을 언급하는 등 다소 편향된 정치성향이 드러나기도 했었고요.

박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좌천된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 등의 사례도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여기서 완전히 발을 빼긴 어려워 보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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