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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중단 100일…"거래처와의 신뢰 회복 힘들어"

입력 2016-05-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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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의 대출 지원 등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깨져버린 거래처와의 신뢰 회복 등으로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주시 소재 개성공단 입주기업 A사도 이같은 정부의 지원책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후 불가피한 거래계약 파기 등의 여파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A사는 지난 2013년 개성공단에 입주해 북측 직원 120여명을 두고 각종 양말 관련 제품을 생산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2월 10일 북한의 4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대한 조치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발표하면서 생산량 부족으로 거래처의 70%를 잃고 매출액이 반토막이 났다.

A사는 급한 대로 정부에서 지원하는 특별대출을 받아 양주시에 있는 본사 공장에 생산 설비를 증설해 제품을 생산했다.

또 증설된 생산 설비로 가득 찬 양주시 본사 공장을 대체하기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저금리 대출을 받아 홍죽일반산업단지 3305㎡ 규모의 토지에 공장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매출액은 이전의 70~80% 수준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A사에 원자재를 제공하던 거래처들이 앞서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후 위기를 맞고 거래를 파기했던 A사를 불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장 신축 부지 매입과 건축 비용으로 자금 운용이 어려워진 A사는 불가피하게 외상으로 원자재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해야 하지만 언제 다시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원자재 거래처들이 외상 거래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A사 대표는 "16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신용인데 그것이 깨진 것 같다"며 "그간 당연히 해 오던 외상거래가 이제는 어려운 일이 돼버렸으니 앞으로는 현금없이는 거래가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개성공단 입주 전자·전기업체 B사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후 업체 사정이 악화돼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구설에 휘말렸다.

이 소문을 접한 일부 거래처들이 B사에 연락해 사실 확인에 나서거나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 해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소문과 달리 B사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이후 급감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외주제작 등의 대안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B사의 대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힘들다는 언론 보도 이후에 거래처들이 우리 회사를 동정의 눈빛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며 "경쟁 업체는 이를 이용해 우리 회사가 어차피 무너질 것이니 거래를 끊는 것이 좋다는 소문까지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사업 협동조합 이사장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을 편한 환경 속에서 경영하는 회사라 생각하며 이번 기회에 입주 기업들을 깎아 내려 이득을 보려는 경쟁 업체 등이 간혹 눈에 들어온다"며 "정부의 대출 지원 등으로 안정세에 들어간 회사들도 있지만 피해 입주 기업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보상 등의 실질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긴급 경영안전 자금 지원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5500억원 규모의 특별대출을 실시하는 한편 남북협력기금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는 등의 지원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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