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는 너무 오래 고독한 유권자였다"
기자는 칼럼에서 말했습니다. 때는 2년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며칠 뒤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고스란히 국민이 원하는 것인 그런 정치인을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마도 수십 년 동안 한국 정치의 한 축을 커다랗게 지탱해 온 노 정객의 타계 소식을 들으니 여러 감상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다 해도 칼럼의 내용에 전부, 모든 이들이 동의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어느 정치인이든 '공' 과 '과'는 있는 법이고, 그것은 DJ 든 YS이든 예외는 아니지요.
게다가 지금은 그 두 사람과 대척점에 섰던 사람. 알게 모르게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의식구조를 지배해왔고. 아예 보통명사화 되어버리고 말았던 '박정희 시대'가 비로소 마감됐다는 정치사적 변환기….
이제야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금 뼈저린 고민과 실천을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그 누군가에게 내가 원하는 그 모든 것을 온전히 구현해달라고 소원하며 표를 줄 수는 없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시대에 '고독한 유권자' 란 말은 유권자로서의 불행이 아니라 차라리 당연한 것이 아닐까….
설사 그 어느 후보가 우리의 소원을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 해도 그가 우리가 소망하는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알고 있는 존재라면, 우리는 참으로 고독한 고민을 거쳐서라도 그 누군가를 선택해야만 하기에….
바로 오늘(17일) 무려 15명의 후보들은 22일간의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택할 것인가… 좀 엉뚱한 해법이지만 앞서 소개해 드린 그 칼럼에선 이런 제안을 내놨더군요.
"유아인을 국회로!"
한 보육시설에 감동적인 편지와 함께 급식비를 기부했던 배우 유아인 씨를 언급했던 겁니다.
"정치와 삶의 관계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젊음이고 싶다"라고 했던 배우의 말을 인용하면서 말이지요.
유아인 씨는 그냥 웃고 넘겼겠지만… 칼럼이 의미하는 바를 모를 리 없는 우리들은 지금 이 시간부터 '고독한 유권자'의 길을 떠납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