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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모 반도체 회사 여성 근로자 자살

입력 2014-11-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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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모 반도체 회사에 다니던 30대 여성 근로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금속노조가 회사의 강압적인 노무관리와 살인적인 교대제 근무가 부른 비극이라고 주장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3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지난 10월22일 오전 8시50분께 광주 북구 모 반도체 광주공장 근로자 A(31·여)씨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입사 10년차인 A씨는 2년 전부터 4조 3교대로 포장 업무를 해왔으며 전날 야근을 마치고 퇴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A씨가 지난 10개월 동안 연차 휴가와 여름 휴가를 사용하지 못했으며 지난 8월부터 동료들에게 '힘들다'는 하소연을 자주 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상급자에게 이 같은 고통을 호소한 뒤 부서 변경을 요청했으나 목숨을 끊은 당일에도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는 질타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조는 "A씨는 지난 2013년 품질향상 공로사원상을 받는 등 자신의 청춘을 바쳐 일했지만 회사의 보답은 단 하루의 휴가조차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삶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은 올해1월부터 4조3교대 근무를 선순환에서 야간-오후-오전 순서인 역순환으로 바꾸고 적응이 어렵다는 직원들에게는 참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휴가 기간조차 전혀 대체할 인원 없이 노동자의 고혈을 짜거나 다른 조에서 잔업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교대근무 노동자들은 심각한 수면 장애로 기대수명 단축에 시달리고 있으며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 가정생활과 사회생활 등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과로사 발생 등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노동자가 원할 때 근무시간을 변경하거나 주기를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 보장, 근무 사이의 충분한 휴식 보장, 주말 휴식 등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는 "회사 전체적(퇴사자 포함)으로 암투병 중인 노동자들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 것도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근무 조건과 높은 노동 강도의 교대제 근무, 강압적인 노무관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연차휴가조차 마음대로 사용 못하는 강압적 노무관리를 중단해야 한다"며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낮추고 교대근무 노동자에 대한 건강 진단과 예방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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