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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무성하던 '골프장의 전두환' 포착…2시간 라운딩

입력 2019-11-07 23:15

'건강 나쁘다' 이유로 재판 불출석
추징금 1020억원 안 내…체납 세금은 3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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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쁘다' 이유로 재판 불출석
추징금 1020억원 안 내…체납 세금은 30억원


[앵커]

전두환 씨가 오늘(7일) 오전에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지인들과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포착됐습니다. 전두환 씨는 광주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는 '건강이 나쁘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면서 출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산이 없다면서 1천억 원이 넘는 추징금도 여전히 내지 않고 있죠. 그런데 이런 전씨의 주장과 오늘 골프장에서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가 골프채를 휘두릅니다.

골프공이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오늘 아침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한 전씨는 오전 10시 50분쯤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 도착해 라운딩을 시작했습니다.

전씨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골프장 회장 등도 함께 있었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은 촬영자를 골프채로 찌르고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 영상은 서대문구의원인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측이 찍어 JTBC에 제공했습니다.

전씨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전두환 : 광주하고 내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광주 학살에 대해서 모른다, 나는.]

발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인합니다.

[전두환 : 내가 이 사람아, 내가 이 사람아.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도 있지 않은데. 군에서 명령도, 명령권도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해?]

추징금도 '낼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합니다.

[전두환 : (1000억 원 넘는 추징금 아직 검찰에 납부 안 하셨잖아요.) 자네가 좀 납부해 주라. (세금 언제 내실 겁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자네가 돈을 좀 내주라.]

전씨는 여전히 1천20억 원 정도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지방소득세와 양도세 등 30억이 넘는 세금도 납부하지 않아, 국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도 올라 있습니다.

전씨 측은 JTBC 취재진에게, "알츠하이머를 심하게 앓고 있어 대화 내용은 대부분 의미가 없는 말"이라고 전했습니다.

■ '골프 칠 정도' 체력, 눈으로 확인됐는데…

[앵커]

전씨가 주기적으로 골프장을 오간다는 소문은 그동안에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영상으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고 건강이 나쁘다던 전씨는, 골프 치는 모습은 정상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5월 단체들은 법원이 전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두환 씨는 골프장 회장과 수행원들을 이끌고 2시간가량 골프를 즐겼습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건 물론, 외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전두환 : 너 명함 있냐? (정의당 부대표 임한솔입니다) 정의당?]

그동안 전씨를 골프장에서 목격했다는 증언은 많았지만, 실제 모습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씨는 자신을 향한 질문이 이어지자, 골프를 멈추고 신경질을 내기도 했습니다.

[전두환 : 너 군대 갔다 왔냐? (갔다 왔어요.) 어디 갔다 왔냐?]

전씨와 함께 라운딩 중이었던 한 남성은 임한솔 부 의원을 골프채로 찌르고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정기 전 비서관은 부인 이순자 씨의 골프 모임에 따라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전씨를 혼자 남겨둘 수 없어 함께 갔다는 것입니다.

또 전씨가 올해 88세의 고령이어서,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도 필요해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정기/전 청와대 비서관 : 하루에도 몇 번씩 약도 챙겨 드셔야 하는데 집에 혼자 계시면 그걸 못 하거든요. 일상적인 대화 같은 건 하지만 정상적으로 판단하시고 그럴 상태는 아니에요.]

이처럼 몇 시간씩 바깥에서 활동해야 하는 골프를 칠 정도의 체력을 가진 전씨가 법원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5.18 기념재단 측은 전씨가 건강 이상을 핑계로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라며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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