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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물가를 둘러싼 인식차…"하향 안정" vs "장보기 두려워"

입력 2018-09-22 13:57

정부 발표 뜯어보니 차례상 차림 비용 작년보다 평균 4.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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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 뜯어보니 차례상 차림 비용 작년보다 평균 4.8% 상승

추석 성수품 가격이 안정세라는 정부 발표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 "정부 합동 점검 결과 추석 성수품 가격이 하향 안정됐다"고 밝혔다.

기재부 등은 "9월 들어 기상이 호전되고, 정부의 수급안정대책 추진 등에 힘입어 추석 성수품 가격이 하락 안정됐다"면서 "그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티즌들은 이 발표 내용을 다룬 기사에 "물가가 미쳐 날뛰는데 내가 다른 나라에 사는 모양이다", "10여 년째 장을 보는 주부인데 장보기가 두렵다", "체감물가는 2배 이상 오른 느낌이고 실제로 그렇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반박했다.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소상공인진흥공단, 한국물가정보, 소비자단체협의회가 각각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20만∼28만원이며, 이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오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기관의 차례상 차림 비용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추석물가 안정'이라는 정부의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

한국물가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차례상 차림 비용은 모두 지난해보다 4%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물가정보의 경우 이 기간 차림상 비용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각각 9.3%, 3.2% 하락해 평균 5.9% 낮아졌다고 밝혔으나, 여기에는 지난해와 달라진 조사품목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최근 차례상 차림이 간소화하는 추세인 만큼, 작년까지는 사과와 배 등 과일을 5개로 잡았는데 올해부터는 3개로 줄였고, 밀가루도 3㎏에서 2.5㎏으로 기준을 낮췄다"고 말했다.

차례상 차림 비용 산정 방식을 변경한 한국물가정보의 조사 결과를 제외하고 작년과 조사 대상 품목·기준이 같은 세 기관의 차례상 차림 비용 상승률을 구하면 평균 4.83%로 5%에 육박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작년 26만1천828원에서 올해 27만6천933원으로 5.8%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고,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4.6%(26만1천243원→27만3천164원), 소비자단체협의회가 4.1%(24만9천639원→ 25만9천959원) 오른 것으로 조사했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장을 본다면 지난해보다 최대 7.2%, 대형마트에서는 최대 4.6%를 더 지출하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 단, 평균 지출액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낮다.

반면 서민들의 지갑은 최근들어 더 홀쭉해졌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가계 명목 소득이 작년 동기 대비 4.2% 늘었지만, 이는 상위 40%에 속하는 4, 5분위 가구 소득이 각각 4.9%, 10.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기간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은 7.6% 줄었고 2분위(-2.1%), 3분위(-0.1%) 가구도 모두 소득이 감소했다.

소득과 장바구니 물가의 괴리가 커짐에 따라 체감 물가는 더 높아졌다.

주부 염모(57)씨는 "장 보러 갔다가 사과나 배 가격이 너무 올라서 깜짝 놀라고 돌아왔는데 추석 성수품 가격이 안정됐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여름 기록적인 폭염 때문에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했고, 이달 들어 주요 품목 가격이 차차 하락하고 있는 만큼 안정화 되어가는 추세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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