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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박 대통령-최태민 만남의 시작은 '최면술'?

입력 2016-11-29 19:06 수정 2016-11-2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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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까지 대통령 담화를 청와대, 국회, 검찰 측면에서 살펴봤고요. 마지막으로 최태민 일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씨와의 관계, 오늘(29일) 박 대통령은 최순실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었다, 라는 부분을 다시 한번 강조했지만요. 오늘 아침에 정두언 전 의원 같은 경우에는 "박 대통령은, 모든 면에서 최씨 일가에 의존했다"는 주장을 다시 폈죠. 기타 관련된 다른 주장들도 이어서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9일) 국회 발제에서 최태민 일가와 관련된 얘기를 다시 한번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가 최태민 행적을 추적해오면서 한가지 좀 막혔던 대목이 있었습니다. 무일푼의 사이비종교 지도자, 최태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게 된 계기 말입니다. 일단 1975년 2월에 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서 안면을 트게 됐다는 게 정설인데 생각해보십시오, 달랑 편지 하나 보내서 대통령 큰딸의 환심을 샀다?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냐는 거죠.

자, 그런데 정두언 전 의원이 힌트를 하나 줬습니다. 최태민의 의붓아들 조순제 씨 왈, "최태민이 육영수 여사 생전에 청와대에 갔었다"고 말이죠. 정 전 의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정두언 전 의원/새누리당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박근혜 영애가) 공부를 안 하고 그러니까 육영수 여사가 걱정이 태산 같잖아요. 최면술로 그걸 치유할 수 있다, 고칠 수 있다, 그래가지고 소개받고 들어온 것이 최태민이었다 이렇게 제가 (조순제씨한테) 들었어요.]

자, 정리해보겠습니다. 자식 공부 걱정은 영부인이라고 다를 게 없겠죠. 맏딸 근혜 가 주의가 산만하고 공부도 잘 안해서 육영수 여사 고민이 컸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걸 어쩌나' 하던 찰나 TV에서 최면술을 시연하던 장면을 목격했고, 급기야 학습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자 영부인이 직접 수소문에 나섰다는 겁니다.

자, 그래서 청와대로 불려왔던 사람이 바로 최면술의 대가, 최태민이었다는 거죠. 최면술 하나로 청와대까지 불려갔던 것 보면 최태민의 실력은 장안에 꽤 정평이 나 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시엔 최태민이 아닌, '최퇴운'이란 이름을 썼을 겁니다.

그러면 학습력 증진과 최면술이 무슨 관계가 있냐, 하실 텐데요. 이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뇌파 학습기 '엠씨 스퀘땡',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 성적이 떨어져서 부모님을 졸라 엠씨스퀘땡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최태민은 육영수 여사가 맏딸을 위해 선택할 뻔했던, 일명 걸어 다니는 '엠씨 스퀘땡'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육 여사의 환심을 사는 데는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육 여사 앞에서 청와대 경호원 두 사람을 눕혀놓고 최면술 시범을 보였는데, 그만 엉터리 실력이 드러났더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날의 만남이 최태민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됐던 것 같습니다. 육 여사에게서 직접 보고 들은 얘기들을 나중에 재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1975년 2월, 박근혜 큰영애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이죠.

최태민은 편지에서 모녀 사이만 아는 개인적인 내용들을 편지에 담아낸 뒤, "얼마 전 육 여사가 꿈에 나타나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라고 했다는 거죠.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땠을까요? '아니, 이 사람이 이 내용을 어떻게 알지? 정말 도통한 거 아닌가? 정말 우리 어머니가 꿈에 나타났나?' 깜짝 놀라지 않았겠느냐는 겁니다.

최태민이 육영수 여사 생전에도 청와대에 기웃거렸다는 증언은 최태민의 의붓아들 최재석 씨, 또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 씨도 얘기를 한 바 있는 내용입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의 만남은 편지가 아닌 편지 이전에 최면술이 시발점이었다는 거죠.

자,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박 대통령-최태민 만남의 시작은 최면술? > 이렇게 정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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