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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세월호 보도 통제' 논란, 사실관계 검증해보니

입력 2016-07-04 19:07 수정 2016-07-0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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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여당 40초 뉴스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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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보도 개입' 논란 확산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세월호 보도 개입 의혹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내일(5일) 열릴 비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야당의 집중포화가 예상됩니다.

▶ 조응천·박주민에 "허위 폭로·의원 갑질"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방송사 고위 간부가 성추행했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과 현직 경찰서장의 개인 신상 자료 제출을 요구한 같은 당 박주민 의원에 대해서 "허위 폭로와 갑질은 사라져야 마땅한 구태"라고 비난했습니다.

▶ "국민에 부담, 세금 인상은 마지막"

황교안 국무총리는 오늘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세금 인상은 마지막 수단이다"라고 밝혀 법인세와 소득세율 등 인상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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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여당팀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통제' 논란을 다시 다루기로 했습니다. 지난주에는 녹취록에 중점을 뒀다면 오늘은 녹취 내용과 실제 기사 편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또 검찰 수사 결과 발표와 국방부의 입장 발표와 상충되는 이정현 전 수석의 당시 발언 내용도 집중적으로 따져보겠습니다. 오대영 반장이 KBS의 당시 기사 편성표, 기사 내용, 국방부 해명자료, 검찰 수사 발표 자료 등을 총망라해서 분석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논란을 4가지로 분류해서 정리했습니다.

첫 번째, 정무수석 시절에도 보도에 관여했나? 라는 새로운 의혹.

김시곤 당시 국장의 비망록에 따르면 2013년 5월 13일 9시 뉴스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관련된 뉴스가 톱뉴스부터 다섯 번째까지 있어야 됩니다. 이게 계획이었습니다, 비망록에 따르면요.

그런데 김 전 국장은 이 기사 계획이 이런 일 때문에 변경됐다는 취지로 주장을 했습니다.

[김시곤 비망록 : 윤창중 사건을 1번부터 5번까지 가편집했다. (길환영) 사장이 '내일부터는 윤창중 사건을 1번으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정현 정무수석도 전화를 걸어 대통령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했다.]

네, 이 발언을 근거로 검증을 해봤습니다.

김 전 국장이 계획했다는 기사편성과 실제 방송이 나간 큐시트는 조금 달랐습니다.

아까 사장이 1번에 넣지 말라고 했지요. 톱뉴스는 전혀 다른 내용의 사건이 보도됐습니다. 당시 큐시트를 저희가 분석한 겁니다.

비망록이 사실이라면 이정현 전 수석은 '홍보수석'이 아니라 '정무수석' 때부터 기사에 관여했다는 얘기입니다.

대언론 활동은 홍보수석의 업무인데 말이죠. 물론 비망록이 사실이 아니라면 다툴 여지도 없습니다.

두 번째 기사 축소·삭제 되었나? 입니다.

2014년 4월 30일 녹취파일 들어보겠습니다.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30일) : 오늘 저녁 뉴스하고 내일 아침까지 나가요?]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 (2014년 4월 3일) : 일단은 라인까지는 나가죠. 뉴스라인까지 잡혀있을 거야, 아마.]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30일) : 좀 바꾸면 안 될까?]

이정현 전 수석이 문제를 삼은 기사를 크게 보면 세 꼭지입니다.

2014년 4월 30일, 9시 뉴스 1번부터 3번까지입니다.

< "사고초기 해경, 언딘 때문에 군 투입 못 해" >
< 둘째날 밤 군 재투입 '황금시간' 놓쳤다 >
< 해경 통제 인정 "초기 혼선 초래 책임 통감" >

[이정현 : 아주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주던지 아니면 한다면은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 주시오.]

다시 말씀드리면 이 세 꼭지 중에서 1번 뉴스에 가장 비중을 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같은 내용의 흐름인 이 기사들을 문제 삼았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2번에 있는 이 기사가 당일 뉴스라인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뉴스광장에는 세 꼭지 모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사정이 있거나, 시간에 쫓겼거나 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드러난 이런 흐름들로 봤을 때는 뭔가 의심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 번째 검증 요소, KBS가 오보를 했나? 입니다.

이정현 전 수석은 오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KBS가 오보를 했다. 그래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청와대의 정당한 통화"였다고 주장합니다.

KBS의 보도는 진성준 새정치연합 의원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기인했습니다.

이 보도자료는 국방부에서 나온 자료입니다. 그러니까 KBS는 국방부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습니다.

국방부는 최초 자료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민간업체(언딘) 우선 잠수를 위해 해경이 현장 접근을 통제하여 잠수 미실시, 군은 상호 간섭 배제를 위해 해경 통제 수용.]

네, 국방부 자료입니다. 그리고 나온 KBS의 기사 제목은 < "사고 초기 해경, 언딘 때문에 군 투입 못 해" > 이런 자료를 토대로 이렇게 기사를 쓸 수 있겠습니다. 제가 기자라면. 제가 기자니까요.

이후에 이 전 수석은 통화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이정현/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30일) : 그 사람들을(언딘)을 먼저 집어넣으려고 자기들이 뺀 것처럼, 그게 아니라 순서대로 넣으려고 말하자면 (해군이) 기다린 건데….]

그러니깐 못 들어가게 한 게 아니라 순서대로 들어가라고 기다리라고 했다는 겁니다.

저희가 이 부분도 들여다보았습니다. 최초 자료 이후에 2건의 국방부 해명자료가 추가로 나왔습니다.

4월 30일 오후 5시 2분 39초에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해경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잠수계획을 수립, 집행하는 주무 기관이다"

'통제'라는 표현이 사라졌지만 해경이 여전히 '통제'를 했다는 사실은 전제하고 있습니다.

다음 날 5월 1일 오전 8시 44분 18초, 국방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입니다.

"해군 잠수사가 잠수작업을 위해 현장으로 접근을 하자 해경은 잠수작업의 효율성을 고려해서 민간 잠수사를 후속 투입토록 조치했다" 그러니까 해경이 해군을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는 거죠.

"해경이 잠수를 막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또 덧붙였습니다.

해경이 잠수에 들어가려고 하자 언딘을 먼저 투입한 게 해경이었다는 겁니다.

다시 KBS 기사 제목으로 가보겠습니다.

< "사고초기 해경, 언딘 때문에 군 투입 못 해" > 언딘 때문에 못 한 것은 명확하지 않지만, 언딘 때문에 안 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심지어 이정현 전 수석은 이런 국방부 자료를 다 읽어보지도 않은 채 KBS에 전화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정현/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30일) : 그 일단은 조금 약간 그런 해군의 국방부의 해명이 좀 빨리 좀 안됐나봐. 난 다 못 읽어봤어.]

마지막 검증 요소, 언론이 해경의 잘못으로 몰아갔나? 입니다.

이 전 수석은 '해경'과 '정부'의 잘못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음을 통화 내내 이렇게 강조했죠.

[이정현/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21일) : 뉴스에다가 지금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어떻게 공영방송이 이런 상황에서 아니 지금 누구 잘못으로….]

네, 그런데 말입니다. '해경이 잘못이 없다'는 취지의 2014년 4월 21일 통화 이후에 채 한 달이 되지 않아서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의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치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대국민담화 (2014년 5월 19일) :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경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0월 6일, 대검찰청은 세월호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정부가 세월호 진상을 다 밝혔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바로 이날의 합동수사 결과입니다.

저희가 총 23페이지의 자료를 면밀히 살펴봤습니다.

2페이지 "언딘 대표의 부탁을 받고 법률상 출항이 금지된 언딘 리베르호를 출항시켜서 동원되도록 한 사실이 확인된 해양경찰청의 차장 등 3명" 간부입니다. "해경의 간부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

13페이지, "해경 123정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등" "승객에 대한 퇴선 안내, 유도조치를 하였어야 함에도 퇴선 유도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유병언 등의 과실과 고의, 중첩, 경합하여 이 사건 결과에 이르게 함"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치상"

그러니까 정부의 최종 수사 결과, 해경의 지휘자들이 언딘과 유착했고, 세월호의 참사의 원인은 선박회사와 더불어 해경이 퇴선 명령을 취하지 않아서 일어난 것이라는 발표입니다.

이정현 전 수석의 이 발언과 180도 다릅니다.

[이정현/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2014년 4월 21일) : 이 사람들한테 (해경이) 뛰어내려라 소리 안 해 가지고 이 사고가 일어난 겁니까? 과장이지 뭡니까. 거기서 어떻게 앉아서 뛰어내려라 말아라 그거 잘못해가지고 이 일이 벌어진 것처럼 그렇게 (보도를) 합니까?]

그래서 오히려 사고가 한참 지난 뒤에, 지나고나서 보니 언론 보도가 더 팩트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이 전 수석이 명확한 근거없이 어떻게 보면 정당한 문제를 제기했고 비판적 보도를 하려고 했던 언론을 억누르려고 했음이 읽혀집니다.

오늘 여당 발제 핵심이 많습니다. 이거 어떻게 할까요, 부장?

[앵커]

네, 오늘은 오 반장이 물어볼 줄 알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내 생각에는 보도 통제는 핵심 단어이니 필수적으로 넣고, 그리고 오 반장이 여러 자료를 통해 검증해봤으니까 '사실관계'와 '검증'이라는 단어도 반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오 반장, 그 밑에 있는 거위 그림은 뭡니까?

[앵커]

이 '거위의 꿈'요? 거위의 꿈이 이정현 의원의 통화 연결 음악인데요, 요새 기자들이 무척 전화를 많이한다고 하는데, 통화는 안 되고, 거위의 꿈만 나온다고 해서 한 번 넣어 봤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보도통제' 논란, 사실관계 검증해보니 > 로 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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