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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합의부터 번복까지…무슨 일 있었나

입력 2014-11-2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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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이 표면화된 겁니다. 어제(20일)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이른바 사건의 재구성을 통해서 뒷얘기를 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성태 기자, 먼저 어제 상황을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어제 오전 10시에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서 황우여 부총리와 김 의원이 만났습니다. 김태년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교문위, 즉 쟁점 사안인 누리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상임위의 야당 간사고요. 황 부총리는 누리과정의 주무부처인 교육부장관을 겸하고 있습니다.

둘이 만나다가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을 나중에 불렀는데요, 신성범 의원은 교문위 여당 간사입니다. 이 자리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중앙정부가 5600억 원을 지원하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황우여 부총리가 합의했고요,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도 조금 미덥긴했지만 '그렇게 합시다' 하고 구두 합의했습니다.

신성범 의원은 황 부총리가 합의를 해준 만큼 당 지도부와도 얘기가 된 걸로 알았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앵커]

이 내용이 어제 속보로 합의가 됐다고 나왔잖아요?

[기자]

네, 어제 10시부터 10시 반까지 합의가 이루어지고 김태년 의원이 의원실을 나와 밖에 있던 기자에게 쟁점이었던 누리과정이 5600억 원을 지원하는 걸로 합의됐다고 얘기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뉴스에서도 그 시각 속보가 떴습니다.

그러자 이 속보를 보고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여당 간사인 신성범 의원을 불러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고, 신 의원은 "황 부총리가 합의하니까 지도부에서도 합의가 된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바로 황우여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지금 그래픽에서 보시는 건 모두 김재원 의원실에서 이뤄진 건데요. 가끔 목소리가 큰 내용은 바깥으로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 그런 상황이었단 말이죠?

[기자]

네, 어제 오전 10시 40분경인데요. 스피커폰 통화가 좀 있었는데, "부총리님, 이렇게 하시면 안 되죠. 이건 월권입니다."라는 목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오전 11시 반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신성범 의원은 당하고 다 얘기된 줄 알았다며 한 발 뺀 건가요, 아니면 실제로 그렇게 알고 있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신성범 의원이 김재원 수석 방을 나올 때 굳은 표정이었는데요. 기자들이 따라가면서 물었더니 '나는 구두합의만 했다, 최종합의가 되려면 당 지도부와 합의가 돼야 한다, 구두합의만 했기 때문에 결정권이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황우여 부총리면 바로 직전 당대표이기 때문에 당 사정을 모를리가 없는데, 그렇게 마음대로 했을까요? 전혀 얘기가 없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사실 의아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취재를 많이 했는데요.

황우여 부총리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고요.

우선 예측 가능한 부분은 황 부총리의 소신이었지 않았느냐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본인의 소신대로 한 것이다?

[기자]

네, 쟁점이 되고 있는 누리과정은 사실 2011년 황우여 부총리가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일 때 자신이 무상보육하자고 해서 추진했던 정책입니다.

지금 무상복지 논란이 되니까 어쨌든 실마리를 풀고 싶어하지 않았겠냐 하는 의견이 가장 많고요.

그리고 예산권을 쥐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미묘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조금 전인 약 1시간 전쯤, 예전 새누리당 지도부, 그러니까 황우여 부총리가 당시 당대표였고 최경환 부총리가 당시 원내대표였는데요. 이들의 여의도 만찬이 있었습니다.

우리 기자가 가서 물어보니, 갈등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누리과정 합의를 독자적으로 시도한 배경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뚜렷이 답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오늘 황 부총리는 언론 접촉을 일절 피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제 협상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은 뭐라고 합니까? 김태년 야당 간사라든가…. 신성범 간사는 간사 사퇴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야당의 김태년 간사는 합의가 돼 좋아하는 표정으로 방을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바로 1시간 만에 번복되자 많이 짜증스러운 표정인데요.

여당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합의를 깨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교문위 간사 : 예산 심사 마지막에 박근혜표 예산과 딜을 하겠다는 계산이 있었던 듯. 그런데 어제 주무부처 장관 등이 합의를 하니까 짜증스럽게 반응…]

[앵커]

그러면 신성범 여당 간사는요?

[기자]

네, 사실 신성범 여당 간사는 어제부터 표정이 안 좋았습니다. 저희가 인터뷰를 시도하러 방에 찾아갔었는데요. 우선 방송 인터뷰는 거절해 말로 얘기했는데요.

사실 어제 간사를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오전 이완구 원내대표가 반려했었거든요. 신 의원은 반려는 무슨 반려냐, 자신은 크게 상관하지 않겠다라며 아직 당 지도부에 불만이 있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퇴를 했다는 건가요? 안 했다는 건가요?

[기자]

사퇴 의사를 밝혔고요, 지도부에서 반려했고 본인은 거기에 대해 아직 뚜렷한 반응을 밝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특별한 일 없으면 그냥 가겠군요.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 공작이라는 얘기를 왜 했습니까?

[기자]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얘기한 거는 어제 김태년 의원실에서 3명이 합의한 다음, 합의문은 쓰지 않았었거든요, 구두로 합의한 거를 김태년 야당 간사가 기자들에게 바로 얘기했다는 거죠.

김재원 수석부대표 주장은 합의문을 쓰기 전까지는 조정이지 합의가 아니다, 그래서 야당이 언론 공작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언론공작이라고 하면 뭔가 은밀한 작업으로 생각이 드는데…

[기자]

네, 하지만 신성범 의원이 구두 합의를 해준 건 팩트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박성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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