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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잡으려다 사람 잡았다…'시한폭탄' 노후 소화기

입력 2013-08-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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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2일) 오래된 소화기가 폭발해 6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인 이런 구형 소화기가 우리 주변 곳곳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제 오후 서울 영등포동에서 발생한 소화기 폭발사고. 작은 화재를 끄려다 오히려 소화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사용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소화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 폭발한 것과 같은 종류의 낡은 소화기는 지금도 우리 주변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크고 작은 공장이나 사람들로 늘 북적이는 재래시장에도 생산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소화기가 널려 있습니다.

[배정선/공업사 사장 : (소화기가) 20년 됐는데 동작이 되는지 잘 모르겠고 오래되면 부실해지고 폭발성이 있는 것 같아서…]

아파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두개 층에 비치된 소화기를 모아봤습니다.

8개 중 무려 7개가 이번 사고 당시 폭발한 가압식 소화기입니다.

심지어 제조년도가 1986년으로 27년이나 지났고 아랫쪽이 심하게 녹슨 것도 있습니다.

가압식 소화기는 2000년 이후 생산이 중단됐지만 시중에서는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이의평/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 : 현재도 많은 가압식 소화기들이 보관중이고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이런 사고들은 충분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기도 합니다.

[정모씨/전직 소화기 유통업자 :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들어오고 호스만 분리해서 들어오죠. 제조업체는 국내에서 부품 수입해서 만들었다(고 하는 거죠)]

전문가들은 법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창우/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국민의 재산과 인명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규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구연한을 만들든지 또는 유지관리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간 소화기 폭발. 더 이상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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