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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검찰 개혁법, 악마는 디테일에…객관·중립성 확보해야"

입력 2020-01-21 11:35

"세종청사 국무회의서 법안시행 철저한 준비 강조…"기득권 현실 바꾸기 참 어려워"
"통합경찰법 통과로 경찰 권한도 분산…국정원 개혁도 입법 뒷받침해야"
"유치원 3법으로 공공성 강화 틀 마련…회계부정엔 법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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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국무회의서 법안시행 철저한 준비 강조…"기득권 현실 바꾸기 참 어려워"
"통합경찰법 통과로 경찰 권한도 분산…국정원 개혁도 입법 뒷받침해야"
"유치원 3법으로 공공성 강화 틀 마련…회계부정엔 법적책임"

문대통령 "검찰 개혁법, 악마는 디테일에…객관·중립성 확보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의 시행과 관련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에 차질이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준비과정부터 객관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개혁 법안의 국회 통과로 권력기관 개혁의 큰 방향을 잡았지만, 이들 법안의 시행 과정에서 의미가 퇴색하지 않게 철저히 준비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외부에서 국무회의를 연 것은 작년 2월 백범김구기념관, 9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이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제도화에 큰 획을 그었다"며 "권력기관에 대해 특별한 이상을 추구하는 게 아니다. 민주공화국에서 권력기관의 주인은 국민으로, 권력기관 간 민주주의의 원리가 구현돼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기득권이 돼 있는 현실을 바꾼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검찰개혁법안 추진 과정에서 검찰 내부를 비롯한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적지 않았음을 지적한 언급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국회 시간이었다면 정부로선 지금부터 중요하다"며 "공수처 설립과 검경수사권 조정의 시행에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행정안전부·검찰·경찰이 충분히 소통하고, 사법제도와 관련된 일인 만큼 사법부 의견까지 참고하도록 준비체계를 잘 갖춰주길 바란다. 총리가 직접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검찰개혁 입법은 마쳤지만 전체로 보면 아직 입법 과정이 남아 있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함께 통과됐어야 할 통합경찰법"이라고 적시했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 남용의 통제"라며 "이 점에서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설치는 한 묶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에 따라 커지는 경찰 권한도 민주적으로 분산돼야 한다"며 "그런 이유로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면서 지자체 자치분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됐던 것인데 법안처리 과정에서 분리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검찰 개혁과 함께 경찰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 권한이 많이 커졌기에 경찰에 대한 개혁법안도 후속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 개혁은 하나의 세트처럼 움직이는 게 아닌가"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개혁도 입법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국정원은 이미 국내 정보 수집 부서를 전면 폐지하고 해외·대북 정보 활동에 전념했다. 이를 제도화하는 부분은 국회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앞두고 20대 국회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검찰과 국가경찰, 자치경찰, 공수처 등이 서로 견제하고 균형을 이루면서 개혁을 완성할 수 있도록 통합경찰법과 국정원법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권력기관 개혁과 함께 국민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각종 부패를 근절하고자 지속해서 노력했다"며 "오늘 공포되는 유치원 3법도 그 일환으로,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일부 유치원 단체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의 단호한 의지와 국민의 엄중한 요구가 하나로 모이면서 유치원 공공성 강화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앞으로 학부모가 낸 원비는 교육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교육 외 목적이나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 등 회계 부정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학부모의 유치원 선택 권리도 강화되고 급식 질도 명확한 기준에 따라 관리 감독할 수 있게 된다"며 "유치원 회계 투명성과 유아 교육의 공공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유치원 3법만으로 국민 요구에 다 부응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국공립 유치원 확대, 사립유치원의 어려움 해소, 교사 처우 개선 등 함께 추진해온 정책이 교육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유아 학습권 보호와 투명한 유치원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유치원에 대해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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