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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한강 나들이 망치는 주차장 '출차 대란'

입력 2017-05-3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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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 공원에 기분 좋게 나들이 갔다가 주차장 때문에 망쳤다는 분들 계십니다. 차 빼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항의도 빗발치고 있는데요.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조명이 켜진 한강다리에서 음악소리와 함께 시원스러운 물줄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사진찍기에 한창입니다.

635대 규모의 반포 한강공원 주차장 입구는 몰려든 차량들로 북적댑니다.

해가 지면서 공원에도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지금 시각이 밤 9시를 막 넘겼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공원 주차장 입구에는 아직도 이렇게 차량이 길게 늘어서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보다 빠져나가는 게 더 큰 문제라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부터 한 번 지켜보겠습니다.

밤 10시가 넘자 주차장 출구 요금정산소 쪽으로 차량들이 몰리기 시작합니다.

반포 한강공원 주차장 출구는 단 두 곳 뿐,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 차량들과 공원을 지나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려는 차량들까지 서로 뒤엉키면서 옴짝달싹 하지 못합니다.

[한강공원 이용 시민 : 저 뒤에서부터 오는데 여기까지 왔어요. 몇 미터 안돼요. (얼마나 걸리신거예요?) 지금 1시간 20분째 여기와 있어요.]

[조미나/한강공원 이용 시민 : 화장실을 아까 갔다왔는데요. 갔다 와도 (차가) 계속 이 자리에 있더라고요. 걸어가고 싶어요 차라리…]

주차장을 걸어서 나오는 시간을 측정해봤더니, 성인 남성 걸음으로 주차장 입구에서 출구까지 걸린 시간은 5분 10초 안팎. 걷는 것보다 최소 10배 이상 차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겁니다.

서울 한강사업본부에는 주차요금 징수시간이 밤 11시까지라고 돼 있습니다. 지금 시각이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인데요. 아직까지도 주차요금 징수는 계속 이뤄지고 있고, 뒤쪽을 보시면 주차장을 빠져나가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주차관리 요원은 있지만, 지켜만 볼 뿐입니다.

극심한 정체에 일부 시민들은 요금 정산소 앞으로 몰려와 항의합니다.

[2시간 째에요. 주차요금 지금 다 받는거예요? 11시면 못 받게 돼 있잖아요.]

[말도 안되는 소리 하고 있어. 오늘 같은날 빨리빨리 빼줘야지.]

[아니 화내는게 아니라 주차관리하는 사람 있다고 하셨죠? 없었어요. 블랙박스 확인하실래요? 없었다니까요?]

서울시로부터 한강공원 주차장 관리운영을 위탁받은 업체 측은 11시 이후에 나가는 차량들도 11시까지의 주차요금을 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렇다보니,11시가 넘어 밤 늦게까지 요금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주차요금 징수원 : 차 많이 안 나가면 조금 늦게까지 더 있고 그래요. 대중이 없어. 일찍 들어갈 때도 있고…]

정체와 혼잡 등 시민불편을 고려해 차량주소지로 영수증을 보내 주차요금을 후불 징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현장징수를 고집하면서 혼잡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밤 12시를 훌쩍 넘긴 시각인데요. 아직도 주차장 입구에는 긴 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주차장을 빠져나오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관찰카메라로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답답한 거북이 걸음 끝에 새벽 1시가 가까워서야 요금정산소를 빠져나옵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무인정산기와 출차로 추가 확보 등은 7월로 미뤄졌습니다.

게다가 서울시는 대책과는 거리가 먼 공휴일 주차요금 유료화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요일과 공휴일 주차요금이 무료이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초래한다는 설명입니다.

공휴일 주차요금 유료화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돈을 더 걷어서 불법 주차와 혼란을 막는 방법보다 무인정산 시스템 도입과 출차로 추가확보 등 실질적인 환경개선이 더 시급한 정책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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