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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곰이 울면서 말했습니다. 제가 범인이라고…'

입력 2018-06-21 21:48 수정 2018-06-21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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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우스갯소리로 시작하겠습니다.

나름 심각한 이슈인데 우스갯소리로 시작한다고 해서 너무 나무라지는 마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경찰들이 산으로 도망간 범인을 잡기 위해서 역시 산으로 따라 들어갔습니다.

며칠을 헤맸는데도 범인은 잡히지 않았지요.

그리고 마침내 그로부터 또 며칠이 더 지난 뒤 경찰은 곰을 한 마리 잡아서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요.

'아니 잡겠다는 범인은 어디로 가고 곰을 잡아왔나…?'

그 때 곰이 울면서 말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바로 범인입니다…."

곰이 범인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

산 속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지요.

곰도 범인으로 만들 수 있는 경찰…

이를테면 검은 농담… 씁쓸한 우스갯소리입니다.

"신문도 하나의 예술…"
 - 이근안 전 경감

"내가 손대면 다 입을 열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는 그 시절 고문예술가의 그 섬뜩했던 발언까지 기억에서 되살릴 생각은 없었지만…

지은 죄가 없으나 지은 죄라 자백해야 했던…

그리고 권력이 그것을 요구했던 시절은 엄연히 존재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비단 독재의 시기에 있었던 정치적 사건들만 해당되는 얘기도 아니었습니다.

지난 2000년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의 목격자는 오히려 범인으로 몰려서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고 경찰은 18년 뒤에, 진범이 잡힌 다음에야 그에게 정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 했다"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의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소년들 역시 재심 끝에 무죄가 선고되어서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습니다.

국가권력이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린 사례는 너무나 많아서 예로 들기도 벅찹니다.

각종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경찰청장과 치안감들의 사례가 있었고.

이른바 '사랑의 정표'를 받아 챙긴 벤츠 여검사는 물론 조희팔에게 뇌물을 받거나.

공짜나 다름없는 주식을 받아 챙긴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검사장도 있었습니다.
 

견제와 균형으로 국민을 보호하겠다



오늘 청와대의 발표 이후에 검경은 모두 어수선합니다.

검찰과 경찰 내부에서는 어느 쪽이 권한을 더 가져가는 것이냐.

복잡한 셈법으로 분주하다지만.

시민의 관심은 전혀 다른 곳에 놓여 있었습니다.

즉, 이것은 과연 새 출발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억울한 곰은 산으로 돌아가고…

잡아야 할 것은 진짜 범인이어야 하는…

그런 새출발.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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