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올해의 사자성어…'지록위마' 시즌2

입력 2016-10-04 22: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지록위마. 대학교수들이 2014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말이었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사슴이 말로 바뀌는 그 변칙의 과정에는 험한 세상을 살아온 지혜가 작용하는 것인가 소신이 작용하는 것인가, 그게 아니면 그 어떤 두려움이 작용하는 것인가.

"56조 부채는 남겼지만 실패한 자원외교는 아니다"
"정치개입은 맞지만 선거개입은 아니다"
"공문서 위조는 했지만 간첩조작은 아니다"
"담뱃값은 올렸지만 세수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 때문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뀌었던 2014년이었습니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쳐다봐도 사슴은 말이 될 수 없었는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그 보다 훨씬 전에 있었던 어느 아이돌 가수의 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란 말과 함께 희화화 됐지만…

희화화로 순치될 수 없었던 그 무엇. 그것은 바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달라졌을까.

"배상금적 성격을 띤 치유금"

'사과 편지를 보낼 생각은 털끝만치도 없다'고 일갈하는 상대국의 수장은 물론 그 돈이 배상금이라는 생각 역시 털끝만치도 없을 터인데, 우리는 같은 돈에다가 배상금과 치유금이라는 이름을 동시에 붙이는 '지록위마'를 이미 봤습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다. 강제성은 없었다"

대통령의 이른바 비선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두 재단들에 대해서 전경련은 강변했지만 그 두 재단들을 해체하고 합체하는 주체가 바로 전경련이니…두 재단을 자발적 재단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지록위마라 하면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요.

"사망진단서 지침을 어겼지만… 나라면 외인사라고 쓰겠지만…주치의 진정성 고려해서 병사로 결론을 유지한다"

"서울대병원의 공식입장은 외인사다"

어제 뉴스룸이 전해드린 이 말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요.

사슴이지만 말이라고 그냥 해둔다… 정도로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인지요.

이제 올해의 마지막 즈음이 다가오면 대학교수들은 또다시 올해의 사자성어를 찾아낼 터인데… 함부로 예측하자면 올해는 '지록위마' 시즌 2 정도가 되지 않을까…

물론 교수들은 분명 다른 사자성어를 찾기 위해서 골몰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관련기사

[앵커브리핑] 토끼의 뿔, 그리고 거북의 털 [앵커브리핑] "외계인은 지구에 오지 않는다" [앵커브리핑]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앵커브리핑] "굶으면 죽는다" [앵커브리핑] 다시 묻는 '물의 안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