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차를 공영주차장에 세우면 주차료 50%를 할인받을 수가 있습니다. 경차에만 주는 여러 혜택들 가운데 하나인데요, 그런데 경차를 타고 공영주차장에 직접 가봤더니 어이없게도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계속되는 불황 탓에 저렴한 유지비에 각종 혜택까지 누리는 경차가 요즘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기몰이에 찬물을 끼얹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같은 공영주차장들입니다.
경차엔 주차료 절반을 깎아 주도록 돼 있지만 이런 혜택은커녕, 문전박대하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의 한 공영주차장. 월 정기권을 끊겠다고 하자 일단 거절부터 합니다.
[A공영주차장 관리인/서울 중구 소재 : 자리가 없어요. 많이 기다려야 해요. 다음에 또 자리 있냐고 물어보는 게 낫지.]
주차신청서를 쓰겠다고 버티면서 경차 할인 여부를 묻자 그제서야…
[A공영주차장 관리인/서울 중구 소재 : (50% 할인인가요?) 그건 아니지. 어쨌든 한자리 차지하니까 작은 차나 큰 차나 똑같아요]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B공영주차장 관리인/서울 용산구 소재 : (경차 주차하려고 하는데요.) 자리가 없는데 경차 자리 달라고 하면 안 주죠. 솔직히 말하면.]
일부 주차장은 규정에도 없는 경차 전용칸을 만들어 놓고 대기 순서를 기다리라고 합니다.
위의 사례들은 모두 주차법 상 부당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이유는 뭘까?
공영주차장은 해당 지자체가 맡는 게 원칙이지만 실제는 민간업체에 운영을 위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업체들은 주차장 운영권을 받기 위해 낸 비용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
이렇다 보니 할인혜택을 줘야 하는 경차는 당연 기피 대상이 되는 겁니다.
[공영주차장 운영업체 관계자 : 위탁받아 하는 곳이라 매월 매출을 안 따질 수도 없거든요. 개인이니까.]
지자체는 이런 문제 업체에 대해선 위탁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용노/서울시설관리공단 소장 : 다산콜센터나 지자체 주차계획과에 말씀하시면 (주차장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겠습니다.]
일부 민간업체의 배짱 영업과 지자체의 감독 부실 탓에 경차 운전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