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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눈물은 왜 무거워야 하는가"

입력 2016-12-1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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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시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눈물은 그것을 내보이는 사람의 마음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내보이곤 합니다. 눈물은 그래서 묵직한 중력을 머금고 있는 것이겠지요.

오늘(12일)의 앵커브리핑은 그 무거운, 혹은 무거워야 할 눈물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피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다"

탄핵안 가결 이후 대통령이 했다는 말로 누군가에 의해 전해진 이야기입니다. 언론은 그 눈물을 앞 다투어 보도했습니다.

불에 탄 서문시장을 10분간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 차에서 흘렸다던 대통령의 눈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그 뉴스들은 전해진 풍문으로만 소금기를 더할 뿐. 실체는 잡을 수 없이 모호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작 눈물을 흘려야 할 사람들이 누군가를 묻고 있습니다.

어제 검찰은 대통령의 혐의를 확정지었습니다.

최순실, 안종범, 차은택, 김종, 정호성, 조원동과 '공범'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강요미수 등의 8개의 혐의

급기야는 청문회장에서 "대통령과 최순실은 같은 급"이었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공동정부 같았다"라는 기가 막힌 실토까지 들어야 했던 우리.

그렇게 갈수록 선명해지는 그 혐의사실을 뒤로 하고 흘렸다는 눈물. 아니 피눈물.

언론학자 김창룡 교수는 그 눈물들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이런 권고를 남겼습니다.

"눈물이든 피눈물이든 언론에서 더 이상 보도하지 않기를 바란다. 불신 받는 청와대의 참모의 전언으로 이런 보도를 하는 언론은 아직 정신 차리지 못했다"

일부 언론의 이러한 중계식 보도가 갖고 있는 함정은 국정농단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해하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홍보 전략에 넘어가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이미 2년 전 결코 무겁지 않았던 눈물을 이미 보지 않았는가.

그 눈물이 진정 무거웠다면 그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어떻게 설명이 돼야 하는가.

비록 엎드려 울기까지는 아니었더라도 그 눈물이 진정으로 무거운 것이었더라면….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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