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병언씨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대응은 그야말로 엉망이었습니다. 그나마 현장에 있던 시신 일부와 유류품마저도 흘려두고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합니다.
순천에서 이가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서중석/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 단 아쉬운 점은 초반에 시신 발견되고 부검했을 때보다 (경찰) 수사관들이 철저히 했다면….]
[강신몽 교수/가톨릭대 법의학과 교수 : 사인을 밝힌다 하는 것은 시체를 부검해서만 밝히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의 행적이 단서가 될 수 있고, 또 현장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시신 발견 초기 경찰의 미숙한 현장 조치는 이렇게 국과수 발표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인 절단된 손가락은 국과수가 공개한 사진에서도 맨눈으로 확인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서중석/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 두 번째 손가락이 절단된 것을 볼 수 있고, 네 번째 손가락 일부도 변형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신 발견 신고가 접수된 6월 12일, 경찰은 검찰과 군부대 등 유관기관과 회의를 열었고, 바로 그 다음날 손가락 모양 등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경찰은 현장에서 이를 간과하고 유 전 회장이라고 유추할만한 단서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겁니다.
시신 수습도 어설펐습니다. 경찰은 수습 과정에서 현장에 흘린 목뼈 1개를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시신 옆에 놓여있던 지팡이도 뒤늦게 찾아나섰습니다.
경찰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시신 수습 과정에서 상당히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