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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무인판매' 노인들 소외감…주문 하나에 13분

입력 2020-09-09 21:51 수정 2020-09-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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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인 기계로 주문하고, 온라인으로 쇼핑하고. 코로나19 이후 더 가까워진 일상이 됐지요. 하지만 누군가에겐 또 다른 장벽입니다. 오늘(9일) 한 어르신이 무인 판매기로 처음 영화를 예매해 봤는데, 저희 취재진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십 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이춘수/서울 월계동 : 이걸 눌러야 되나, 이걸 눌러야 되나. 티켓 구매?]

저녁 8시 이후에 시작하는 영화를 골라야 하는데, 끝나는 시간과 자꾸 헷갈립니다.

[이춘수/서울 월계동 : 19시 30분… 20시…]

겨우 자리 선택까지 마쳤지만, 이번엔 결제가 안 됩니다.

[이춘수/서울 월계동 : (신용카드를) 어디로 넣어야 되나. ('Skip' 버튼을 눌러달래요. 'Skip'이 뭔지 아세요?) 몰라요.]

영화 한 편 예매하는데, 13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춘수/서울 월계동 : 너무 힘들고 답답했어요. 보고 싶은 영화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가…그게 제일 불편했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무인 판매가 일상화되면서 노년층이 겪는 어려움이 더 커졌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선 원하는 메뉴가 어디 있는지 찾기 쉽지 않습니다.

[한 조각, 한 조각. (치킨) 한 조각이라는 딱 그 메뉴가 없는데?]

메뉴 하나를 삭제하려다 모든 주문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버스터미널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자리 선택도, 도착지 검색도 한참 걸립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관찰 조사한 결과 버스터미널에선 고령 소비자 5명 중 3명이, 패스트푸드점에선 5명 모두 무인판매기로 결제를 못 했습니다.

무인 판매기 전담 직원이 있거나 사용법을 써놓은 곳은 일부였습니다.

고령자용 화면을 제공하는 곳은 아예 없었습니다.

[이춘수/서울 월계동 : 자존감이 떨어지죠.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생각은 똑같아요. 좀 찬찬히 (무인 판매기 화면) 글씨를 크게 하고…어르신만 사용하는 그런 걸 해놨으면 더 편리하고 좋을 것 같아요.]

(영상디자인 : 정수임 /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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