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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수백 명이 저 배 안에"…목포신항도 눈물의 추모 발길

입력 2017-04-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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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수백 명이 저 배 안에"…목포신항도 눈물의 추모 발길


"오메 오메, 한 두명도 아니고 304명이 저 배에서…."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들어온 뒤 첫 주말인 1일 오후. 국가보안시설인 목포신항 주변 철제 울타리에는 개나리가 아닌 노란 리본이 피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 사이사이로 세월호를 보기 위한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딸과 함께 함평에서 온 정해순(60·여)씨는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았다.

정씨는 "가슴이 뛰어 못 보겠다. 자식을 둔 어느 부모가 눈물을 참을 수 있겠나"라며 "한 두명도 아니고 수백 명이…"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을 본 정씨는 "다들 예쁘고 잘 생겼다"며 "그런 자식, 남편을 저 배 안에 남겨두고 만나지 못한 가족들 심정이 오죽 할까 싶다"고 말했다.

자식을 둔 부모들의 심정은 같았을까. 세월호를 보기 위해 찾은 시민들 대부분이 중년층과 노인들이었다.

전남 신안군 압해면에서 온 이구심(71·여)씨는 "TV로만 보던 세월호를 직접 보기 위해 왔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자식 잃은 부모들의 심정은 더 할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고사리 같은 딸의 손을 잡고 울타리 주변을 걷던 김상진(39)씨는 "저 큰 배가 가라앉을 동안 선원들과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데 화가 치민다"며 "진실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진실을 알고 있다면 '내 자식이 그 배에 있었더라면' 하는 심정으로 양심 고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른여덟 살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철제 울타리를 붙잡고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며 애원하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아 아이가 없다. 사실 TV로만 볼 때는 안타깝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의 일이 아닐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부모였다면, 내 형제였다면 나는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이들의 아픔을 덜어줘야 한다. 미수습자 9명이 부디 가족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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