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썩는 냄새가…제주 해안가 '파래의 습격'

입력 2015-07-13 21: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제주도가 요즘은 밀려오는 파래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파래가 해변을 뒤덮으면서 악취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마땅한 해결책도 없는 상태라 주민들 걱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고석승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귀포시 오조마을 인근 해안가, 마치 녹조가 낀 것처럼 온통 초록색입니다.

바로 해마다 여름이면 제주도를 괴롭히는 구멍갈파래입니다.

마을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가 전체가 구멍갈파래로 뒤덮여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근 주민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고성삼/어촌계장 : 깨끗해야 해초도 돌에 붙어서 자라는데 파래가 먼저 침투해버리니까 이제 해녀도 해초나 그런 것들을 못 잡아서 피해를 보고 있죠.]

장화와 옷을 갖춰 입고 바다 안으로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파래 더미 한 가운데로 들어와 봤는데요. 파래가 켜켜이 쌓여 있어서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발을 떼는 것조차 힘든 상태입니다.

물속에 카메라를 넣어 봤습니다. 파래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물 반 파래 반'입니다.

밀려든 파래가 층을 이뤄 끝없이 쌓여갑니다.

근처 또 다른 해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모래사장의 절반이 파래로 뒤덮여 있습니다.

마치 파래밭처럼 보입니다.

썩는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밀려온 파래가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보시는 것처럼 하얗게 썩고 있습니다.

악취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띵할 정도입니다.

썩은 파래 더미를 밟고 지나가자 안에 있던 벌레들이 '톡톡' 소리를 내며 튀어오릅니다.

이곳은 제주도 내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인 신양 섭지코지 해변입니다.

이곳 역시 파도를 타고 파래가 끝없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멋진 풍경과 맑은 공기를 기대하던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장현기/경기 부천시 : 냄새도 많이 나고 눈에 보기도 안 좋아 보이고 또 사진도 못 찍고 그래서 많이 아쉬워요.]

배가 드나드는 포구도 파래에게 점령당했습니다.

떠 있는 파래 더미를 건드리자 곧바로 물이 탁해집니다.

[홍영철 대표/제주참여환경연대 : 파래가 썩으면서 그게 해수를 탁하게 하고 오염시키게 되죠. 냄새도 나고 환경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파래의 이상번식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구멍갈파래가 이상번식하게 된 데에는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고 영양물질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탓이 큽니다.

제주도와 지역 연구기관들이 파래를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습니다.

지난 2010년 도비를 지원받아 세운 파래 가공 공장은 업체 도산으로 텅 비어 있습니다.

[전유진 교수/제주대 해양의생명과학부 : 해수면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또 연안 쪽의 부영양화로 인해서 특별한 방재 대책이 없으면 (파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추세입니다.]

보다 못한 봉사단체와 주민들이 직접 수거 작업에 나섰습니다.

[양미나 회장/한림적십자봉사회 : 작년까지는 이렇게 쌓여 있는 건 못 봤는데 올해는 누가 쌓아놓은 듯이 양이 엄청납니다. 그래도 해야죠.]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4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분주히 파래를 치워나갑니다.

파래가 담긴 자루가 해변을 따라 가득 쌓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정성으로 해변도 어느 정도 깨끗해졌습니다.

하지만 파래의 이상번식을 막지 않는 한 이 해변은 또다시 파래로 가득 찰 겁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관련기사

태풍 '찬홈' 소멸…중부지방 가뭄·녹조 해소엔 역부족 [수사현장①] 제주도 무차별 몰카 사건…여성이 공범? 태풍 진로 어디로? 제11호 '낭카' 언제쯤 북상하나? 제주·전남 등 태풍 피해 잇따라…강진에서 1명 숨져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