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전통시장, 노후 시설에 밀집…화재보험 가입도 어려워

입력 2018-02-06 08:50 수정 2018-02-06 11: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최근에 화재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소방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태로운 곳 전통시장을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시장을 집어 삼키자 상가의 뼈대만 보입니다.

소방관들이 열심히 물을 뿌려보지만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습니다.

전통 시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점포들이 밀집한 구조로 인해 피해 규모가 더 큽니다.

실제 올 겨울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전통시장 화재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김용분/화재 피해 상인 : (피해액이) 1000만원 정도 될 것 같아요. 싹 버리고 다시 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어서 그걸 다행이라 치고 위로로 삼는 거죠.]

지난 5년간 전통시장 화재 절반이 누전이나 합선 같은 전기설비의 문제인데 시설이 노후화 돼 화재가 잦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 불이 나 18개의 점포가 타버린 청량리 전통시장입니다.

이 위쪽의 슬레이트 지붕은 불에 타서 구겨져서 내려앉아 있고요.

이 안쪽에는 물건을 담았던 상자들도 탄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화재를 겪고 난 뒤 화재의 위험은 제거가 됐는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옆 점포를 비롯해 전깃줄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전깃줄에 앉은 먼지는 누전으로 생긴 작은 불꽃도 화재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식당이 밀집해있는 시장의 한 골목입니다.

위를 보면 전선 피복이 벗겨져서 전선 안쪽이 다 드러난 것을 보실 수 있고요.

그 위에는 전선 여러 개가 얼기설기 얽혀있습니다.

또 이것은 도시가스관인데요, 도시가스관에도 전선이 지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게 사이에는 불이 났을 때 불을 키울 수 있는 스티로폼과 나무 목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 골목에는 종이상자들을 쌓아둬 불이 번지기 쉽고 불판 바로 옆에 가스통이 붙어있는 곳도 있습니다.

콘센트 문어발 사용도 눈에 띕니다.

골목 곳곳에는 화재 시 불쏘시개로 둔갑할 수 있는 상품 재고들이 쌓여 있습니다.

명절을 맞아 인근 소방서에서 화재 위험 매뉴얼을 나눠줬습니다.

이 매뉴얼에는 LPG용기 옆에 난로를 놓지 말라고 했지만 가스통 바로 옆에 난로를 놓은 곳이 많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에 한 상점에서만 여러 개의 난로를 씁니다.

상인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장 상인 : 수분 있는 고사리, 호박, 오이 딴 건 몰라도 이런 건 무조건 얼어요. 몇 박스를 버렸어요. 지난주에도…]

위급 상황에 대처할 시설도 부실한 곳이 많습니다.

가게 앞에 소화기가 방치되어있어 살펴보니 고장난 소화기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통 시장에서 보험에 가입한 가게는 10곳 중 4곳이 채 안됩니다.

[시장 상인 : 보험료 부담이 좀 되죠. 이게 소멸성이라. (보험을) 들다가 마는 경우도 있는데 중지하면 돌려받는 게 없잖아요.]

가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곳도 많습니다.

[김용분/화재 피해 상인 : 사진 찍어 가더니 (가입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 불나면 쉽게 타는 건물이라 이거지.]

화재 위험요소가 곳곳에 보이는데도 개선이 안 되는 탓에 전통시장 화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시설 개선과 함께 제도적 개선도 시급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조다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