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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백남기 사건, 책임 부정·사과 회피' 박 청와대 지침 확인

입력 2017-10-18 20:14 수정 2017-10-1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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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도 JTBC의 단독 보도들로 시작합니다. 지난 2015년11월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숨진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원인과 책임자는 사건 발생 무려 23개월 만인 어제서야 드러났습니다. 이 분명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검찰은 왜 이처럼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있었습니다. JTBC가 입수한 백남기 씨 사망 직후 청와대 회의 자료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는 사건에 대한 법적 정치적 대응 논리를 치밀하게 짜고 이를 정부와 수사기관에 내려보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대응논리는 한마디로 책임은 회피하고 사과는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희정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1년 가까이 입원중이던 백남기 씨가 사망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초,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백 씨 사망과 관련해 유족과 야당 측 예상 주장과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 기조가 꼼꼼하게 정리돼 있습니다.

"무조건 국가 책임으로 몰고가는 건 정치공세", "사인 확인안된 상황에서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응하라고 지시해놨습니다.

국가 책임을 부인하는 방식의 논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놓은 겁니다.

또 야당 공세에 대비해 '살수차 사용이 적법했다'고 대응하도록 했습니다.

이미 당시 여러 언론 보도 등을 통해서 살수차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알려진 뒤였지만 원칙론을 주문한 겁니다.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정해진 요건에 따라 살수차를 사용했기 때문에 국가 책임으로 돌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구체적인 내용도 들어가 있습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과 해당 부처 장관, 경찰청장 등은 이같은 청와대 논리를 그대로 이행했습니다.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6일 국감) :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서 희생되셨기 때문에 경찰이 책임은 져야 되는 건 맞지요?]

[이철성/경찰청장 (지난해 10월 6일 국감): 물대포에 의해서 희생됐다고 그렇게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고요.]

검찰은 어제 물대포 사용 당시 조종대와 수압제어 장치가 고장난 상태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청와대 지시대로 일제히 부검 필요성만 되풀이했습니다.

[김정훈/서울지방경찰청장 (지난해 10월 4일 국감) :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검을 해서 명확하게 사인을 규명해야 된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점만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어제 '국가 공권력의 남용에 의한 사건'이라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 지침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료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영상취재 : 김장헌·이주현, 영상편집 : 구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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