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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 노린 풋옵션 작년 200조 돌파…사상최대

입력 2012-02-0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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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경기침체를 겪는 동안 `한탕'을 노린 풋옵션 거래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풋옵션은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파는 파생상품으로 주가가 떨어질수록 돈을 벌게 돼 대박을 꿈꾸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다.

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풋옵션 거래규모가 232조7천75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 수치는 2000년 8조원 수준이던 것이 7년 만인 2007년(105조원) `100조' 시대를 열었고 2008년 154조원, 2009년 130조원, 2010년 163조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4년 만에 다시 200조가 넘었다.

작년 풋옵션 거래액은 1월 14조원으로 출발해 7월 15조원으로 20조원을 밑돌았지만 8월 34조원을 껑충 뛰었고 9월에는 23조원, 10월 17조원, 11월 22조원, 12월 14조원을 보였다.

작년 8월은 70년 만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부각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하던 때다.

당시 증권가에는 30대 직장 여성이 선배의 권유로 풋옵션에 1천700만원을 투자했다가 주가가 급락해 13억원을 버는 초대박을 터뜨렸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작년 풋옵션 거래량은 17억356만계약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3.0% 줄었다. 그만큼 일확천금을 노리고 거액을 쏟아부은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옵션거래는 `투기장 변질'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작년 5월 서울역과 강남터미널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사건도 풋옵션에 투자한 40대 남성이 주가하락을 유도하려고 일으킨 것이었다.

일시적 대박을 꿈꾸며 뛰어드는 투자자들 때문에 불공정거래 우려도 크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파생상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해 투기적인 거래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달 북한 경수로 폭발 루머가 시장에 떠돌자 풋옵션 등을 노린 작전 가능성이 부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수로 루머 사건 당시 전후로 풋옵션 거래를 살펴보고 있지만 소액 위주여서 아직 뚜렷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풋옵션과 반대 개념의 콜옵션 거래액도 작년 204조원으로 전년보다 31.5% 증가하며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었다.

유럽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자 향후 회복 가능성 등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을 예측하는 투자자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옵션시장 규모가 과도하고 개인 투자자의 투기 거래가 지속하자 코스피200 옵션 거래단위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시스템 점검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개인 투자자의 소액 시장 참가를 제한해 전체 옵션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줄면 그만큼 시장 리스크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작년에는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풋옵션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거래단위가 올라가면 옵션거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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