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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입력 2020-09-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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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세계 경제 10위권,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BTS의 빌보드 '핫100' 1위…

여기까지 보면 한국은 경제뿐 아니라 문화 분야에서도 선진국입니다.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시대에 보여주고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전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건설 분야는 여전히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의정부역 센트럴자이&위브캐슬 건설현장


경기도 의정부시에 대단지 아파트를 짓고 있는 건설사와 시행사는 층간소음 관련 성능을 입주자 모집공고에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현행법 위반입니다.

정보공개청구로 확인해보니 그 성능 또한 최하등급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층간소음 차음재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거니까 '분양하면 끝?'이란 속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 민원도 늘고 있다는데, 입주예정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더군요.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들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건축물 내부단열재 가스유해성 시험 결과
 

불이 났을 때 유해가스로 인한 인명피해가 크다는 건 이제는 많은 분이 아실 겁니다.

대형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JTBC는 경실련과 함께 건축물 내부단열재에 대한 유해가스 시험을 진행했고, 그 심각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물 내부단열재에 대한 유해가스 기준은 법으로 마련된 게 없습니다.

한국발포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 등 관련 단체의 반발에 막혀 제대로 된 법안은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게 소방관 출신 오영환 국회의원과 경실련의 설명입니다.

 
[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가이드섹션 안전매뉴얼 미준수로 넘어진 타워크레인
 

건설현장에선 작업 효율성 때문에 안전매뉴얼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타워크레인 가이드섹션은 타워크레인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장치인데 그 무게가 8톤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땐 타워크레인 아래 쪽으로 내려 무게중심 낮춰야 합니다.

특히 강풍이 불 땐 더욱 그렇습니다.

타워크레인 위쪽에 가이드섹션이 있으면 무게중심도 문제가 되지만 바람을 맞는 면적이 넓어져 넘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풍이나 강풍 예보가 있는 상황에선 더욱 이런 안전매뉴얼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3일 태풍 마이삭 때 가이드섹션을 내리지 않아 타워크레인이 넘어진 사고는 확인된 것만 3건입니다.

 
[취재설명서] 유독가스 단열재, 석면 시멘트…한국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 석면이 나온 타일시멘트와 황토몰타르 제품들

건축자재에선 여전히 1급 발암물질이 나오기도 합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환경단체들은 최근(21일) 타일시멘트와 황토몰타르에 대한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시공현장과 시판되는 제품의 시료 27개를 채취,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했더니 13개에서 석면이 나왔습니다.

심지어 이런 건축자재들은 초등학교 건설현장에서도 사용됐습니다.

석면은 폐암 등을 일으키는 발암 물질입니다.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 등 선진국에선 2000년 이전에 이미 사용이 금지된 바 있습니다.

'한국의 건설은 여전히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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