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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80% 인공호흡기 착용…사스의 4배

입력 2015-06-01 12:03

치사율은 41%지만 낮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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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은 41%지만 낮아질 듯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환자가 인공호흡기 신세를 지게 될 확률이 80%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가 메르스와 사스의 증상과 사망률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연구 내용을 보면 메르스 환자의 인공호흡기 착용률은 80%로 조사됐다. 이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의 인공호흡기 착용률(14∼20%)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메르스 환자의 72%, 사스 환자의 40∼42%가 호흡곤란을 경험했다. 몸이 떨리는 오한(惡寒)도 메르스 환자(87%)가 사스(15∼73%) 환자보다 더 많이 호소했다.

피가 섞인 가래가 기침과 함께 나오는 객혈 증상도 사스(0∼1%)보다 메르스 환자(17%)에서 더 잦았다.

반면 간(肝)세포의 손상 정도를 알려주는 ALT와 AST 수치의 상승(수치가 높을수록 간 손상)은 사스 환자에선 20∼30%에 달했지만 메르스 환자에선 각각 11%, 14%로 집계됐다.

아울러 증상이 나타난 후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도 메르스(11.5일)가 사스(23.7일)보다 빨랐다.

환자의 남녀 비율은 메르스는 남성(64.5%), 사스는 여성(57%)이 우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메르스의 사망률은 41%로 사스(9.6%)보다 4.3배 높다. 이는 아프리카에서 맹위를 떨친 에볼라의 현재 사망률(36%)보다도 오히려 높다.

연구진은 그러나 최종 사망률은 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메르스의 매개동물로 알려진 낙타와 직접 접촉한 사람 등 1차 감염자와는 달리 2차 감염자의 사망률은 현저히 낮다"며 "최종 사망률은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바이러스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치사율을 스스로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 밖으로 나오면 자신도 사멸한다"며 "에이즈·사스 등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온 바이러스 질환들은 대부분 사망률이 발생 초기엔 사망률이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18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5명이 폐렴이 심해져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2명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와 사스는 둘 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이다. 메르스는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스는 2002년 11월 중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다.

사스의 매개 동물론 사향 고양이가 거론됐지만 메르스는 낙타와 박쥐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에선 박쥐→낙타→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가설이 유력하지만 아직 박쥐와 접촉한 뒤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없다.

중동에서 낙타는 운반 수단일 뿐 아니라 고기와 젖을 제공하는 친근한 가축이다. 메르스 환자의 30%가 낙타와 접촉한 적이 있다. 낙타가 새끼를 낳는 3월 이후인 4∼5월에 중동에서 메르스가 유행했다는 사실도 낙타 관련설을 뒷받침한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아라비아 반도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낙타를 만지지 말고, 생 낙타유(乳)·낙타뇨(尿)를 마시지 말고, 덜 익힌 고기(특히 낙타 고기)의 섭취를 삼가라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신부전·암·만성폐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낙타와 절대 가까이해선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감염성은 사스가 메르스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에 전 세계로 퍼진 사스와는 달리 메르스는 중동과 유럽지역 일부에만 환자가 몰려있다.

메르스는 기침 등을 통해 나온 분비물로 전파되므로 가까운 거리에서 꽤 오랜 시간 접촉해야 옮겨진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신자가 모여드는 이슬람 최대의 연례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Hajj) 기간에도 지난 3년간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메르스와 사스의 증상은 유사하다. 둘 다 감염되면 초기엔 발열·기침·오한 등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호흡부전증후군으로 숨질 수 있다. 설사·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메르스 환자의 설사·구토 증상 발생률은 각각 26%, 21%다.

또 메르스나 사스 모두 원인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潛伏) 기간엔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기간, 즉 잠복기(潛伏期)도 메르스는 2∼14일(평균 5.2일), 사스는 2∼10일(평균 4.6일)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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