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국민의당 제보 조작' 5명 기소, 당 지도부 무혐의

입력 2017-07-31 17:53 수정 2017-07-31 20:0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검찰이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부 당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당 지도부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이런 반응이 나오지만요 어쨌든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복잡해진 국민의당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이유미/국민의당 당원 (5월 5일) : 본인이 지원을 해서 합격을 한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날 부친이 갑자기 어디다 '야, 내봐.' 해가지고 (지원) 했다고 들었는데 그게 맞나요?]

[A씨/문준용 씨 동료 주장 (5월 5일) : 그건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 듣기로는 그렇게 들었어. 뭐 아빠가 얘기를 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유미/국민의당 당원 (5월 5일) : 근데 그게 이제 뭐 지원 기간 안에 했는지 지나고 했는지 이거에 대해서는 확인이 어렵겠죠.]

[A씨/문준용 씨 동료 주장 (5월 5일) : 걔가 뭘 알겠어요.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해서 (지원을) 했었던 걸로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어.]

네, 방금 보신 건 이유미씨와 이씨의 남동생이 조작한 실제 녹취록을 재연한 장면입니다. 정치부회의 식구 가운데 '연기파' 를 특별히 엄선해서 재연을 해봤는데, 굳이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자, 이른바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 그 시작은 이처럼 허술한 녹취 조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작된 녹취록이 몰고온 정치적인 파장은 '메가톤급'입니다. 오늘(31일)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모두 5명이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직접 조작에 관여한 이유미 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또 공명선거추진단에서 함께 일한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는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 그리고 선대위원장으로 일했던 박지원 전 대표, 안철수 전 대선후보에 대해선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당 조직이 일부 개입했지만, 지도부는 몰랐다는 얘기입니다.

[검찰 관계자 :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는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발표를 한 일련의 행위를 범죄 혐의로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은 (제보자료가) 허위라고 인식했을 만한 증거가 있지만, 이용주 의원, 박지원, 안철수 전 대표에겐 그런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당 내부적으론 "불행 중 다행"이란 반응도 없지 않습니다. 어쨌든 당 지도부가 면죄부를 받았기 때문에, 국민의당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명선거추진단'이라는 당 조직이 일부 개입한 사실이 인정이 됐다는 건,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의당은 오후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즉각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주선/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 여러분께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누누이 말씀을 드리고 또 피해자에게도 역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오늘 '대국민 사과' 입장을 밝히는 의원총회에 참석해서 지도부와 함께 머리를 숙였습니다. 제보 조작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왔던 걸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거취 문제는 본격적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제보 조작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안 전 대표의 책임을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당내에는 이렇게 두 갈래의 흐름이 있습니다. '책임론'과 '재등판론'. 먼저 책임론부터 보겠습니다.

[이찬열/국민의당 최고위원 (음성대역) :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 은퇴하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살 수가 없어요. 당이 죽어가는데 더 머뭇거리면 안 됩니다.]

지금 당내에는 안 전 대표의 정계 은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당 조직의 일부 개입이 드러난 만큼, 대선 후보였던 안 전 대표가 깨끗하게 물러나야 당이 재건될 수 있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정 반대의 주장도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이른바 '재등판론'입니다.

어제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109명이 안 전 대표에게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하는 서명을 전달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측근들 얘기를 들어보면,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안 전 대표의 '정치 재개' 의지는 강한 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대선 패배 직후 한 지역 모임에서 그런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적이 있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표 (5월 24일 / 영상제공 : 사하신문) :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자 모임이 있는데 급속도로 지금 모이고 있습니다. 주식갤러리, 안철수 갤러리를 통해서 또 굉장히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정말로 잘 조직하면 제2의 노사모 수준의 그런 굉장히 튼튼한 지지층이 될 것 같습니다.]

자, 오늘은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절박한 상황을 보면서, 떠올려본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한 번 더 내게 기회를 줘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한번만 더 용서해줘

업타운의 '용서해줘'입니다. 국민의당은 "용서해 달라. 한 번 더 기회를 달라"며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위기에 내몰리면서 안철수 전 대표의 이름까지 다시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당의 회생 여부는 지도부나 안 전 대표에게 달려있는 게 아닙니다. 용서하는 주체도,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있는 주체도, 모두 국민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국민의당 제보 조작' 5명 기소, 당 지도부는 무혐의 > 입니다.

관련기사

검찰, '제보조작' 이준서 기소…'윗선' 처리 방향 주말 결정 이용주, 검찰 출석 "조작 몰랐다"…'윗선 수사' 막바지 "통 큰 결단해야" 안철수 성토장 된 국민의당 지도부회의 검찰,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 박지원 서면조사 검토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