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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윤일병 방지법' 봇물…'보여주기 입법' 우려도

입력 2014-08-0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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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윤일병 방지법' 봇물…'보여주기 입법' 우려도


정치권 '윤일병 방지법' 봇물…'보여주기 입법' 우려도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집단구타 사건에 대한 분노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각종 관련 법안들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제2의 윤 일병을 막자는 취지에서 병영문화 개선과 군 사법체계 개혁을 골자로 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다만 일각에선 국회에 계류중인 병영문화 개선 법안은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사고가 터지자 유사한 법안들을 잇따라 내놓는 게 면피용 뒷북 대응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국방부 훈령인 '군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병사 상호간 명령·지시 금지', '구타·가혹행위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병영생활 행동강령을 강제성을 띈 법으로 만들겠다는 것.

홍 의원은 지난 4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병영생활 행동강령에 병사들은 명령·복종 관계가 아닌 것으로 돼 있지만 구타가 발생하는 것을 보면 행동강령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며 "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이미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제출돼 있다.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병 상호간 명령 금지 등의 군인 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의 '군인복무기본법'을 발의했지만 2년이 넘도록 국회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부대 재배치 청구권을 주장하고 있다. 자대 전입 후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병사들에게 근무환경을 바꿔주려는 취지로 제도화하려는 것.

심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부대에 적응을 못하는 병사에 한해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방안으로 부대 재배치 청구권을 다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대재배치 청구권은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논의됐었다.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 '부대 재배치 청구권' 조항을 신설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군 내부 반발로 논의만 되고 시행되지는 못했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7년 전에 국방부가 추진하려다 뺄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근 같은 사회 분위기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의원은 옴부즈만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우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은 이제 군이 자체적으로 (군대 내 가혹행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건강하고 강한 군대를 만들려면 우리 군대에도 (국방)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 옴부즈맨은 독일이 시행 중인 제도로 국회에 소속된 옴부즈맨이 군대 내부의 인권·안전 현황과 복지 현황을 감독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군대 내 형사사건을 일반 검찰과 법원이 맡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다.

이 의원은 "재판에서 결정된 것을 지휘관이 '확인조치권'이라는 명목 아래 자의적으로 변경하고 법률가도 아닌 재판장이 재판을 진행하는 일이 많다"며 "일반 사회에서 적용되는 투명성, 공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안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군사법개혁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최근 군 장병 구타 사망사건 등 일련의 군 사고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어 군 사법개혁을 다시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연합 이춘석 의원은 군사재판의 재판관을 일반법관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현재 군사법체계 상 군사법원은 군검찰과 함께 해당부대 지휘관의 지휘 감독 아래 있기 때문에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이 어렵다"며 "실제 군사재판의 재판관은 관할관(지휘관)이 지정하도록 돼있고 심지어 재판관 3명 중 1명은 법관이 아닌 일반장교"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아울러 지난 6일 국회에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상태다. 정치권이 '면피용' 보여주기식 방안이 아닌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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